尹, 빈 살만 후일담…술자리 의혹엔 “동백아가씨 몰라”

與지도부 만나 “월드컵서 사우디 만나면 져줄 수도 없고” 농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 오후 경남 창원시 현대로템을 방문, K2전차 등 전시장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한남동 관저 만찬에서 관저 첫 손님이던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접견 후일담을 일부 공개하고,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에 관해서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5일 여당 지도부 만찬에 함께했던 한 참석자는 “윤 대통령이 반려견들이 낯선 사람이라고 짖으면 빈 살만 왕세자가 놀랄까 봐 고양이들은 놔두고 개들을 다 경호동으로 보냈다는 에피소드를 말씀하셨다”고 27일 연합뉴스에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만찬 당시 윤 대통령은 반려견 ‘써니’ 이야기를 꺼내며 “‘빈 살만 왕세자가 써니를 너무 예뻐해 달라고 하면 어떡하나. 수출 때문에 줘야 하나. 그래도 얘는 줄 수 없지’라고 생각했다. 빈 살만 왕세자가 (써니를) 못 봐서 다행”이라고 농담을 해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윤 대통령은 ‘2022 카타르월드컵’ 이야기를 주고받던 도중 “월드컵에서 우리가 계속 잘해서 올라가다가 사우디를 만나면 수주도 해야 하는데 져줄 수도 없고 어떻게 하나”라는 농담도 건넸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가 지난 17일 서울 용산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과 환담 오찬 일정을 마친 뒤 떠나기 전 윤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빈 살만 왕세자 방한 때 사우디와 맺은 26건의 계약 및 양해각서(MOU) 체결을 이야기하면서는 우리나라와 사우디가 경쟁 관계인 ‘2030 엑스포 유치’와 관련해 “(빈 살만과) 아무 언급도 없었다”고 윤 대통령은 언급했다.

한 참석자는 “여당 참석자들 가운데서 네옴시티·원전 건설사업과 2030 부산엑스포 개최 맞교환 ‘빅딜설’ 관련 이야기가 나오니까, 대통령께서 ‘둘은 전혀 별개 문제였기 때문에 언급 자체가 안 됐다’고 말씀하셨다”고 매체에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시각장애인 안내견 입양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대통령이 대선 후보 때 에버랜드에 있는 안내견 안내소에 갔다가 당시 ‘한 마리 데려가겠다’는 말을 했었다”며 “약속을 지키는 차원에서 실제로 안내견을 입양하려고 생각하고 계신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반려견 사랑이 각별한 윤 대통령은 과거 전두환 전 대통령이 키우던 진돗개가 경매에 부쳐졌던 사례를 거론하며 “반려동물을 물건으로 취급해선 안 된다”면서 가압류를 집행할 때 동물을 제외하는 내용을 담은 민법 개정안이 조속히 처리되길 바란다는 뜻도 내비쳤다. 법무부가 발의한 이 법안은 국회에 1년 넘게 계류 중이다.

윤 대통령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그림, 가구 등이 추징금 문제로 경매에 넘어갔을 때 키우던 개들이 재산으로 분류돼 같이 넘어갔는데, 옆집 사람이 17만원에 낙찰받아 도로 선물한 걸로 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7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를 맞이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만찬에서는 오석준 신임 대법관 인준이 임명 제청 후 최장기간 표류하다 통과된 이야기도 오갔다. 윤 대통령은 원내 지도부에 “애를 많이 썼다” “고생했다”는 덕담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최대 현안인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원칙대로 하면 된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또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제기한 ‘청담동 술자리 의혹’과 관련해 “가짜뉴스니까 걱정하지 말라”면서 “‘동백 아가씨’라는 노래는 내가 모르는 노래다” “도어스테핑을 준비하려면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조간신문을 다 봐야 하는데 무슨 새벽 3시까지 술을 마시겠나”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도 “함께 오래 일했지만, 한 장관이 한 번도 2차에 간 적이 없다. 1차도 길어지면 그냥 중간에 나간다”고 말했다고 한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달 국회 법제사법위 국감에서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이 지난 7월 새벽 청담동에서 김앤장 변호사 30여명과 술자리를 가졌고, 윤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동백 아가씨’ 노래를 불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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