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고교생 형, 최근 현장실습 월급받고 기뻐했는데”

인천 빌라 일가족 비극…“첫째 A군, 정식 취업 앞두고 있었다”

국민일보DB

인천의 한 빌라에서 10대 형제가 숨지고 40대 부모가 중태에 빠진 사건과 관련해, 사망한 자녀 중 첫째는 최근 현장 실습을 나가 월급도 받으며 사회생활에 열의를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고3 A군(18)이 다니던 학교의 한 관계자는 A군이 3학년 2학기부터 업체 현장 실습을 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최근 담임선생님에게 ‘취업을 해야 한다’고 말한 뒤 지난 10월 11일 인천에 있는 한 수도관 제작 업체에서 현장실습을 해왔다고 27일 뉴스1에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이 관계자는 “A군은 업체에서 제품 디자인 업무를 맡아 열심히 일했고 최근 월급 120여만원을 받은 뒤 기뻐했다”며 “디자인 관련 국가기술자격증도 취득해 교육청에서 100만원의 국가기술자격증 지원비도 받을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A군은 한 번도 결석한 적이 없고, 성적도 우수한 학생이었다”면서 “A군이 일한 업체에서도 A군이 성실해 아주 만족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런 일이 벌어져 학교와 업체 측에서도 많이 놀랐다”고 덧붙였다. A군은 실습을 마친 뒤 취업을 앞두고 있었다고 한다.

A군은 사망 전날인 24일 업체에 전화해 ‘집안에 일이 있어 25일 출근이 어렵다’고 알린 뒤 25일 출근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의 동생 B군(16)은 피부병이 심해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아 교육기관에서는 ‘학교 밖 청소년’으로 관리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일가족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복지 사각지대’ 가구는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시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자신들이 거주하는 인천 서구 빌라에서 출동한 경찰에 발견된 일가족은 위기의심가구로 지정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단전, 단수, 단 가스, 건보료 체납, 기초생활수급 탈락·중지, 금융 연체 등 34종의 위기 정보를 빅데이터로 수집·분석해 복지 사각지대 가구를 예측하고 있는데, 해당 가구는 그동안 위기 경보에 한 번도 해당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25일 오전 11시41분쯤 인천 서구 한 빌라에서 10대 A군 형제와 40대 부모 등 일가족 4명이 집안에 쓰러져 있는 것을 경찰과 소방 당국이 발견했다. 형 A군이 재학 중인 특성화고등학교 교사가 당일 현장 실습에 A군이 나오지 않고 연락도 받지 않자 집으로 찾아가 112에 신고했다.

A군 형제는 발견 당시 숨진 상태였고 이들의 부모인 40대 B씨 부부는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사 상태다. 집안에서는 시신을 화장해 바다에 뿌려 달라는 내용이 적힌 유서와 함께 극단적 선택 가능성을 의심할 만한 흔적이 발견됐다.

경찰은 형제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28일 시신을 부검할 예정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