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추락 헬기에 초등학교 女 동창이 왜 탑승했나

27일 오전 10시50분쯤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명주사 인근 야산에서 헬기가 추락해 구조 당국이 인명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양양군 제공

강원도 양양에서 추락한 헬기 탑승자 5명 중 1명이 정비사의 초등학교 동창인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경찰에 따르면 헬기 탑승자 가운데 숨진 여성 중 1명은 함께 탑승한 정비사 A씨(54)의 초등학교 동창생 B씨(53)로 파악됐다. 또 다른 여성은 B씨의 지인 C씨(53)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의 신원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유전자 정보) 긴급 감정을 의뢰했다. 긴급 감정은 2~3일이면 DNA 분석이 가능해 이른 시일 내에 각각의 신원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숨진 5명의 부검도 이뤄질 예정이다.

앞서 27일 오전 10시50분쯤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인근 야산으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헬기에 타고 있던 5명이 숨졌다. 헬기 탑승자는 당초 2명으로 알려졌으나 현장에선 시신 5구가 수습됐다. 비행계획을 당국에 신고할 때 3명의 탑승정보가 누락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가 난 헬기는 오전 9시30분쯤 강원도 속초시 노학동 옛 설악수련원 주차장에서 이륙해 1시간20분여간 산불 예방감시 차원의 계도비행을 하다 양양 현북면에서 추락했다. 사고 직후 강한 불길이 솟아올랐고, 불길은 산불로 이어졌다.

사고를 목격한 주민은 “헬기가 산불 예방방송을 하는 것을 들었는데 2∼3초 뒤에 ‘퍽’ 소리가 들렸다. 시커먼 연기가 바로 올라와서 바로 신고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화재 진압과 구조 작업을 벌였지만, 폭발 우려 탓에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 최식봉 양양소방서장은 “헬기 배터리 부분에서 계속 폭발음이 발생해 쉽게 접근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기장 D씨(71)는 헬기 운항에 앞서 서울지방항공청 양양공항출장소에 전화해 “산불 계도비행을 하겠다. 탑승자는 2명”이라고 알렸다.

그러나 사고 현장에는 D씨가 신고한 자신과 정비사 A씨 외에 3명이 더 많은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신고가 되지 않은 3명 중 1명은 또다른 20대 정비사로 확인됐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정비 불량, 조종사 과실 등 원인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 관계자는 “사고 원인과 함께 애초 신고보다 왜 더 많은 인원이 탑승했는지 경위를 파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고 헬기는 물 1800ℓ를 담을 수 있는 S-58T 기종 중형 헬기로 1975년 제작됐다. 속초시와 양양·고성군은 산불 예방, 진화 등을 위해 올해 민간업체로부터 이 헬기를 임차했다. 강원도산불방지센터는 전날 오전 동해안 각 시·군에 계도 비행을 요청했다. 이는 최근 동해안 지역에 초당 15∼20m의 강풍이 불어 산불 우려가 커진 것에 따른 조처였다. 이날 사고 지역의 바람은 잦아들어 초속 2∼3m의 남동풍이 약하게 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양=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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