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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심리부터 법률까지’ 탈북민 서울 생활 돕는다

찾아가는 가정 돌봄 제도

서울시로부터 가정 돌봄 서비스를 받는 탈북민 가정. 기사 속 사례와는 관계 없음. 서울시 제공

탈북민 A씨는 2017년 성치 않은 몸으로 남편, 아들과 함께 국경을 넘어 서울에 정착했다. 낯선 생활 환경에 적응도 쉽지 않았는데 가정불화로 지난해 3월 남편과 별거를 시작하면서 경제적 어려움까지 더해졌다. 기초생활수급비가 세대주인 남편에게만 지급됐기 때문이다. A씨에겐 장애인연금 30만원이 생활비의 전부였다. 사방으로 뛰며 도움을 구했지만 언어의 장벽에 막혔고 복지제도도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그는 30일 국민일보와 만나 “어느 순간부터 낯선 세상에서 어떻게 사느냐 싶었다. 살기 싫어 연락도 다 차단해버렸다”고 말했다.

A씨를 돕기 위해 나선 건 서울시였다. 서울시는 지난 5월 폭력과 양육, 빈곤 등 탈북민 가정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가 돕는 ‘찾아가는 가정돌봄 서비스’를 시작했다. 시는 A씨를 가정돌봄 대상자로 선정한 뒤 우선 불안정한 그를 대상으로 심리 상담을 진행했다. A씨를 전담한 윤정화 마음빛심리상담센터 소장은 “탈북민은 보통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꺼린다”며 “마음의 문을 열기 위해 공식적인 상담 시간 외에도 수시로 통화하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윤 소장은 남편과 이혼 절차에 들어가려는 A씨를 위해 지역적응센터(하나센터)의 법률 지원 서비스를 연계해줬다. 계약 기간이 다 되어가는 아파트의 재계약 서류 등도 함께 준비했다. 대학 휴학 중인 A씨의 아들 B씨를 위해선 그가 관심을 갖고 있는 바리스타와 제빵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제도도 주선해줬다. B씨는 “생활고 탓에 복학할지 여부가 큰 고민이었다”며 “탈북민지원단체의 장학금 제도를 소개받아 복학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A씨처럼 돌봄 대상자로 선정되면 심리학, 간호학, 교육학 등을 전공하고 10년 이상 현장경험을 가진 탈북민 상담 전문가의 돌봄 서비스를 받게 된다. 각 가정에 배정된 전문가들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대상자가 힘들어하는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책을 제시한다. 마음의 안정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전문 심리상담을,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는 지원제도를 소개해 준다. 서울시는 가정 돌봄 서비스 이외에도 탈북민 가정 자녀 학습 지원, 진로 및 취업 지원, 공공일자리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정상훈 서울시 행정국장은 “찾아가는 가정돌봄 서비스는 탈북가정의 삶을 세심하게 돌보는 ‘대상자 맞춤 지원’ 사업”이라며 “내년에도 잠재적 위기가구를 선제적으로 발굴해 탈북가정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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