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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외치면 숨 참아” 시킨 軍 선임, 벌금형

후임병에게 숨 참기 강요하고 폭행 뒤 변명한 선임
재판부 “호흡 완전히 통제… 짖궂은 행위 넘어서”


후임병에게 숨 참기를 강요하는 방식으로 가혹행위를 한 선임에게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이 선고됐다. 이 선임병은 장난스럽게 친근감을 표현한 행위라고 항변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창원지법 제5형사부(부장판사 김병룡)는 위력행사 가혹행위, 폭행 혐의로 기소된 A씨(22)에게 원심과 같은 벌금 600만원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공군 모 여단의 한 대대 소속으로 근무하면서 후임병인 병장 B씨와 상병 C씨에게 위력을 행사하며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B씨에게 2020년 3월부터 그해 6월까지 100차례에 걸쳐 ‘우주’라고 언급하면 숨을 참고 말을 하지 않도록 지시했다. 또 ‘지구’라고 말하면 숨을 쉬고 말을 하게 했다.

그는 또 2020년 9월~10월 장난을 친다는 이유로 B씨의 어깨를 5차례 밀치거나, 배 부위를 손바닥으로 2차례 꼬집은 혐의도 받는다. C씨에 대해서도 2020년 12월 팔을 4분간 꼬집거나 주먹으로 10대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12월 19일에는 생활관에서 무릎으로 B씨의 손등과 C씨의 명치 부위를 15초간 동시에 누르면서 폭행하기도 했다.

A씨 사건은 군 검찰이 기소한 이후 제대하면서 민간 법원으로 이관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우주’, ‘지구’라는 지시에 따라 숨을 참게 한 행위는 장난스럽게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면서 가혹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원심과 항소심 재판부 모두 A씨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 행위는 생명 유지를 위한 기본적인 신체 활동인 호흡을 타인이 완전히 통제하는 것”이라며 “장난이나 짓궂은 행동을 넘어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에게 참을 수 없는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로서 군형법 제62조 제2항에서 말하는 가혹행위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군대 안에서의 범행은 피해자들이 위계적인 조직문화로 쉽게 저항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책임이 무겁고 군기 확립을 위해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고인이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 판결한다”고 밝혔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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