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스포츠

연예·스포츠 > 스포츠 > 월드컵

‘왕년 황금세대’ 벨기에, 선수단 내분 논란에 ‘삐걱’

고참 데브라위너, 아자르 선수단 노쇠화 언급
카타르월드컵 모로코전서 졸전 끝 0대 2 패
페르통언 “나이 많아서 공격 제대로 못 해”

지난 25일(현지시간) 벨기에 미드필더 케빈 데브라위너가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황금세대’로 불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 벨기에가 선수단 내분으로 삐걱대고 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FIFA 랭킹 1위를 유지하며 신흥 강호 자리를 굳건히 했지만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는 명성에 걸맞는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뜻밖의 부진을 겪는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선수들 간 설전까지 벌어지며 16강 탈락 위기에 놓였다.

내분의 발단은 케빈 더브라위너(맨체스터시티)의 입에서 시작됐다. 더브라위너는 카타르월드컵을 앞두고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벨기에를 우승 후보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우리 팀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기에 너무 늙었다. 2018년 러시아 대회가 우승 적기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몇몇 좋은 어린 선수가 들어왔지만 그들은 2018년 때 다른 선수들 수준에 못 미친다. 하지만 8년 전과 비교했을 때 차이를 느낀다”며 “국가대표팀에서는 맨시티처럼 경기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후 공격수 에덴 아자르(레알 마드리드) 역시 팀의 약점으로 노쇠한 수비진을 지적했다.

벨기에는 조별리그 1차전에서 최약체 캐나다를 1대 0으로 겨우 이기며 졸전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이후 2차전에서 전력상 약체인 모로코를 상대로 졸전을 펼치며 0대 2로 완패했다. 이로써 벨기에는 2차전까지 1승1패(승점 3)의 전적을 쌓고 3위로 밀렸다. 벨기에는 오는 12월 2일 3차전에서 지난 대회 준우승국 크로아티아를 상대한다. 패배하면 곧바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다.

지난 24일 벨기에 수비수 얀 페르통언이 캐나다와의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상대 수비수와 볼 경합을 벌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모로코전 충격패 여파는 컸다. 수비수 얀 페르통언(벤피카)은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무거운 표정으로 “많은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지만 카메라 앞에선 말하지 않겠다. 다만 우리 팀이 너무 나이가 많아서 공격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페르통언이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더브라위너와 아자르 발언에 간접적으로 불만을 표출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영국 데일리스타는 모로코전이 끝난 뒤 더브라위너와 아자르, 베르통언이 라커룸에서 언쟁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부상으로 1, 2차전에 결장한 로멜루 루카쿠(인터 밀란)이 중재에 나섰다고 한다.

더브라위너의 발언이 화제를 모으자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벨기에 감독도 이와 관련해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모로코전 이후 “더브라위너에게 그런 지적을 들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월드컵에서 선수들은 매일 언론과 인터뷰한다. 90%는 긍정적일 것이지만 맥락에 맞지 않는 말이 항상 한두 개 있다”면서 본심이 왜곡됐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지난 27일 벨기에 공격수 에덴 아자르가 모로코와의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슛이 빗나가자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선수단 내분이 팀 분위기를 저해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레알 마드리드)가 2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 나서 불화설을 일축했다. 그는 “동료들과 전날 훈련장에서 각자의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당장 별다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벨기에에 나이는 문제 되지 않는다. 나이는 내세우기 쉬운 변명거리일 뿐”이라며 “레알 마드리드에는 루카 모드리치와 카림 벤제마도 있다”고 말했다. 모드리치와 벤제마는 각각 37세, 35세다.

쿠르투아와 함께 회견에 나선 아자르도 논란의 시초가 된 데브라위너를 두둔했다. 아자르는 “데브라위너는 그 어느 때보다 우리를 믿고 있다. 때때로 인터뷰 중 재미로 본심이 아닌 말을 할 때가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더브라위너는 그저 우리가 4년 전보다 나이가 들었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며 “우리가 나이를 먹은 건 맞는 말”이라고 했다.

선수단 내분을 촉발한 ‘노쇠화’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기록업체 옵타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벨기에가 이번 대회 1, 2차전에서 선발로 구성한 선수단의 평균 연령은 각각 30세 181일, 30세 177일이다. 현재까지 진행된 조별리그에서 평균 연령 30세를 넘는 선발 출전 명단을 두 번이나 짠 팀은 벨기에뿐이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