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 한국” 한마디에 미국으로 향하는 ‘반·자·배’


미국이 자국 중심의 공급망 구축을 노골화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잇따라 미국에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가장 분주한 분야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직격탄을 맞은 자동차다. IRA에 따르면 미국이나 북미 지역에서 생산한 전기차만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에 미국 내 전기차 전용공장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기공식을 가졌다. HMGMA는 1183만㎡ 부지에 연간 30만대의 전기차를 양산할 수 있는 규모로 건설된다. 2025년 상반기부터 전기차 양산을 목표로 한다. 현대차는 기존 미국 공장에서도 전기차를 만드는 ‘혼류생산’을 검토 중이다.

현대차는 전기차 배터리 확보를 위해 SK온과 배터리 공급 협력 양해각서(MOU)도 맺었다. 다른 한국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과도 배터리 합작 공장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걸 핵심으로 꼽는 만큼 한국 배터리 업체와의 협력으로 안정적인 공급선을 확보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 SK온은 포드,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손을 잡고 미국 내 배터리 생산역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

SK그룹은 2030년까지 미국에서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그린 등 4개 분야에 300억 달러를 투자한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를 투입해 신규 파운드리 공장을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 테일러 공장에는 7나노 미만의 초미세공정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중국에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장은 갈수록 커지는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미국이 중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장비 수출을 금지한 탓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공장의 경우 별도의 승인 절차를 거쳐야 장비를 들여올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30일 “현재 상황에서 중국에 신규 투자를 하거나 확장을 하기는 어렵다. 앞으로 공장은 미국에 지으라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건 미국 기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애플은 애리조나주에 건설 중인 TSMC 공장에서 3나노 칩셋을 공급받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초미세공정을 대만 공장에만 적용하는 데, 중국과의 갈등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자 미국 공장으로 선택지를 바꾸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애플은 중국 YMTC로 부터 낸드플래시를 구매하려던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미국 정부가 YMTC를 수출 통제 대상으로 올리면서 거래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대신 애플은 삼성전자를 새로운 낸드플래시 공급업체로 선택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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