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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하는 극단선택·동성애...무너지는 軍 생명윤리 현주소

10년간 군인 666명 극단 선택
지난해 83명 최다
자율·인권 강조, 역설적 정신전력 약화
동성애도 심각, 향후 빈번해질 가능성


우리나라 군대의 생명윤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군인들의 극단적인 선택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고, 군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인 규제도 눈에 띄게 완화되고 있다. 자율과 인권을 강조하는 분위기 속에서 군대 내 정신전력 및 보편윤리의 가치가 크게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신전력 약화, 극단 선택 ‘빨간불’
30일 국민일보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실과 함께 확보한 국방부의 ‘연도별 군대 내 자살사례 총계’를 보면 지난 10년 간 총 666명의 군인들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 병이 284명, 준·부사관이 258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극단적 선택을 한 군인들의 수는 83명으로 10년 이래 최다를 기록했다.

군대 내에서 극단적 선택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유는 군대 내 부조리의 영향도 있지만, 변화된 분위기에 따른 정신전력의 약화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군인들의 정신전력을 책임졌던 것은 군종 장교들의 상담이나 종교 활동, 사생관 교육 등이었다. 군대 내에서 ‘1인 1종교 갖기 운동’, ‘신앙전력화’ 등을 강조함에 따라 군종장교 상담, 종교 활동, 교육 등이 활발하게 이뤄졌고, 이에 대한 군인들의 수용성도 높았다. 이로 인해 과거 군인들은 몸은 힘들지만 정신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통로가 많았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군대는 자율과 인권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취지는 좋지만 역설적으로 군인들의 정신전력 약화를 초래하는 또 하나의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A군종장교는 “과거와 달리 군인들의 의사가 절대적으로 존중되면서 종교 활동이나 교육 등을 권장하기가 쉽지 않다. 최근 헌법재판소에서 나온 종교행사 참석 위헌은 이 같은 분위기를 방증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적인 부분을 책임졌던 요소가 배제됨에 따라 군인들의 정신전력이 약화된 것이 악영향을 미친 측면이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또 군종장교들의 수가 극히 부족한 것도 부정적인 요인이다. 현재 전체 군인들은 약 55만명인데 군종장교의 숫자는 500명 이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종장교 1인당 담당해야 할 군인들이 무려 1200명에 달한다. 상담 등을 통해 어려운 군인들을 돌봐야 하는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난관 속에 그대로 방치된 군인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완화된 동성애 규제, 앞으로가 걱정
동성애를 합의에 의한 추행으로 분류하는 군대 내 동성애 관련 사건도 심각한 사안으로 떠올랐다. 육군·해군 검찰단의 ‘군대 내 성범죄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군대 내에서 적발된 동성애는 약 43건이다. 문제는 대부분 관대한 처분으로 끝나고,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건수가 훨씬 많다는 점이다. B군종장교는 “처벌 조치라고 해봐야 기소·선고유예가 대부분이고, 적발이 되더라도 그냥 쉬쉬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말했다. 성범죄 현황을 보면 최근 5년 간 동성애 기소·선고유예 비율은 70%가 넘는다.

나아가 사회적 규제의 완화로 향후 군대 내 동성애가 보다 공개적이고 빈번해질 가능성이 높다. 올해 4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군인들의 근무시간 외, 영외 사적 공간에서 자발적 합의에 따라 이뤄진 동성 간 성관계를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송재룡 경희대학교 종교시민문화연구소 소장은 “동성애를 보다 적극적으로 포용하고 이에 대해서 문제시하지 않는 분위기가 만연하게 되면, 당초 동성 간의 우정 관계에 있었던 관계성이 동성애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게 학술적으로 입증됐다”고 말했다. 이어 “동성들만이 있는 군대라는 특수한 곳은 이 같은 위험성에 노출될 개연성이 크다”며 “기강을 생명으로 하는 군대에선 지양 또는 지향해야 할 것을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분명하게 지향해야 할 것은 이성애적인 삶”이라고 강조했다.

보편적인 생명윤리의 관점에서 동성애는 지양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우남식 전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생명이 있어야 인권도 존재한다. 그렇다면 생명을 잉태하는 성 또한 중요하다”며 “생명 없는 인권은 그 기초가 허물어질 수밖에 없으며, 오늘날 인권 차원에서 주장하는 동성애 권리는 생명을 잉태하는 가장 보편적인 생명윤리에서 벗어난다”고 전했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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