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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화성 살인 누명’ 국가배상 판결 항소 포기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도 항소 포기
법무부 “신속한 배상 이뤄져야”

지난 2020년 12월 17일 윤성여(가운데)씨가 수원지법에서 열린 재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법원 청사를 나와 지인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춘재 화성 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성여(55)씨에게 국가가 배상하라는 판결에 정부가 항소하지 않기로 했다.

법무부는 윤씨와 그 가족이 제기한 국가배상소송에서 원고가 일부 승소한 1심 판결에 대한 항소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고 1일 밝혔다. 법무부는 이춘재가 자신이 저지른 살인 사건이라고 자백한 ‘화성 초등학생 실종사건’의 피해자 유족에 대한 국가배상 판결에도 항소하지 않겠다고 했다.

윤씨는 1988년 9월 경기도 화성에서 발생한 중학생 살인사건의 범인이라는 누명을 쓰고 이듬해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2009년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그로부터 10년 뒤인 2019년 8월 이춘재가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으로 밝혀졌고, 8차 살인사건의 범행을 자백했다. 윤씨는 2019년 11월 재심을 청구해 이듬해 12월 재심 무죄를 확정받았다. 이후 윤씨와 그 가족은 지난해 6월 국가배상을 청구했다.

윤씨 국가배상 소송 담당 재판부 서울중앙지법 민사45부(재판장 김경수)는 지난달 16일 정부가 윤씨에게 18억6911만원, 윤씨의 가족 3명에게 인당 1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사건 당시 경찰이 불법체포·구금 및 가혹행위로 윤씨에게 허위자백을 강요한 점이 인정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정결과에 심각한 오류와 모순이 있었다고 했다.

이춘재가 자백한 1989년 7월 화성 초등학생 실종사건은 당시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김양(당시 8세) 유류품과 시신 일부를 발견하고도 이를 은폐하고, 단순 가출로 조작한 것으로 드러난 사건이다. 수원지법 민사15부(재판장 이춘근)는 지난달 17일 피해자 유족에게 2억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담당 경찰관들의 의도적인 불법 행위로 유족들이 약 30년간 피해자 사망 여부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시신을 수습하지도 못한 채 애도와 추모의 기회를 박탈 당한 사정을 고려했다”며 항소 포기의 이유를 설명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국가의 명백한 잘못으로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힌 사건인 만큼 국가의 과오를 알리고 신속한 배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오랫동안 고통을 겪은 피해자와 그 가족들께 법무행정의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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