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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대표팀, 빈약한 스쿼드로도 16강…아시아 자존심 세웠다

매슈 레키 침착한 왼발슛으로 덴마크 침몰시켜
2006년보다 떨어지는 선수진으로 이뤄낸 16년만의 쾌거
끈끈한 조직력이 돌풍의 비결

호주 선수들(왼쪽)이 30일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덴마크와의 조별리그 D조 최종전 경기에서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덴마크의 피에르에밀 호이베르그는 고개를 떨구고 있다. EPA연합뉴스

‘사커루’ 호주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에 합류해 아시아의 자존심을 세웠다. 마지막으로 16강에 진출했던 16년 전보다 훨씬 빈약해진 스쿼드로 써낸 기적이다.

호주는 1일(한국시간)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덴마크를 1대 0으로 누르고 골득실에서 앞선 프랑스(2승 1패·골득실 +3)에 이은 조 2위(2승 1패·골득실 -1)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1차전에서 프랑스에 1대 4로 완패할 때까지만 해도 호주의 16강행은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튀니지를 1대 0으로 잡아내 반전에 성공했다. 호주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난적 덴마크를 상대로 볼 점유율(32-68)을 내줬지만 수비를 탄탄히 하며 기회를 엿봤다. 그리고 후반 15분 독일 분데스리가를 경험한 베테랑 매슈 레키(31·멜버른 시티)가 역습 상황에서 간결한 패스를 이어 받아 침착한 왼발 슛으로 덴마크 골문을 갈라냈다. 호주는 그렇게 자력으로 16강이란 기적을 완성시켰다.

이번 월드컵 전까지 호주가 16강 진출에 성공할거란 예측은 거의 없었다. 명장 거스 히딩크 감독이 마지막으로 호주를 16강에 올려놨던 지난 2006년엔 팀 케이힐, 해리 큐얼, 마크 비두카, 마크 슈워처 등 빅리그 선수들이 즐비한 화려한 진용을 갖추고 있었지만, 이후 16년 간 팀을 구성하는 선수들의 명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도 호주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일본에 밀린 B조 3위에 그쳤다. 월드컵 막차를 타기 위해 대륙간 플레이오프까지 거쳐야 했다.

그런 호주가 유로 2020 4강팀인 덴마크를 잡아냈다. 대회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팀들이 연거푸 16강이란 장벽 앞에서 고배를 마시던 와중에 아시아의 자존심을 지켜낸 것. 기적을 쓸 수 있었던 비결은 골키퍼이자 주장인 매슈 라이언(30·코펜하겐) 주도로 형성된 선수들 간 끈끈한 조직력 덕분인 듯하다. 그레이엄 아널드 호주 감독은 경기 뒤 “선수들의 눈빛에서 이길 준비가 됐다는 걸 확인했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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