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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검찰의 서해 피격 수사에 “분별없는 처사 우려…도 넘지 말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검찰의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수사를 ‘분별없는 처사’로 규정하며 “도를 넘지 말라”고 경고했다. 문 전 대통령이 2020년 서해 피격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전 대통령은 1일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정권이 바뀌자 대통령에게 보고되고 언론에 공포됐던 (안보 관련) 부처의 판단이 번복됐다”며 “판단의 근거가 된 정보와 정황은 달라진 것이 전혀 없는데 결론만 정반대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보 사안을 정쟁의 대상으로 삼고, 오랜 세월 국가 안보에 헌신해온 공직자들의 자부심을 짓밟으며, 안보 체계를 무력화하는 분별없는 처사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부디 도를 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이 상당히 강한 어조로 검찰과 여권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낸 것은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서 전 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검찰의 칼끝이 문 전 대통령을 향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윤 의원은 입장문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서 전 실장에 대해 영장을 청구하는 일이 벌어졌고, 2일 영장실질심사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입장문을 낸 것”이라며 “국정감사와 지난한 과정을 통해 윤석열정부 검찰의 무리한 정치보복 수사에 대해 많은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검찰이) 전임 정부에 대한 정치보복성 수사를 자행하는 것에 대한 (문 전 대통령의) 생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 전 대통령은 입장문에서 재임 당시 서해 피격 사건에 대한 대응이 적법했음을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서해 사건은 당시 대통령이 국방부와 해경, 국정원 등의 보고를 듣고 그 보고를 최종 승인한 것”이라며 “당시 안보 부처들은 획득 가능한 모든 정보와 정황을 분석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사실을 추정했고, 대통령은 이른바 특수정보까지 직접 살펴본 후 그 판단을 수용했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검찰이 문 전 대통령에게 소환 조사를 통보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소환 통보의 대상도 아니고 소환할 거리도 아니다. 순전히 정치보복을 위한 검찰 수사로 보인다”며 “물리적으로 연락 온 것도 물론 없다”고 답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0월 감사원으로부터 서해 피격 사건과 관련한 서면 조사를 통보받았을 때도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며 강한 불만을 표출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문 전 대통령의 비판 메시지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문 전 대통령 입장문에 관한 질문에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대통령실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문 전 대통령은 유족의 눈물 어린 절규에 먼저 답했어야 했다”면서 “무례한 것은 명확한 증거 없이 국민의 생명을 월북몰이로 희생시킨 문재인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리 국민이 북한에 의해 살해되고 시신이 불태워지는 동안 대한민국 대통령은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왜 살릴 수 없었는지 국민께 진실을 말했어야 한다”고 지적하며 “검찰은 신속하고 엄정하게, 흔들림 없이 수사를 진행하라”고 주문했다.

최승욱 박민지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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