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 주가조작 일당, 문자 뒤 김여사 계좌서 거래”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환영 오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피고인들이 과거에 주식매도와 관련해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뒤 김건희 여사 계좌에서 실제 거래가 이뤄졌다는 자료가 2일 재판에서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도이치모터스 권오수(64) 전 회장 등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공판이 진행됐다.

검찰은 주가조작 관련자들의 문자메시지와 김 여사 계좌의 주식 거래 기록을 공개했다.

기록에 따르면 투자자문사 ‘블랙펄인베스트’(이하 블랙펄) 임원 민모씨(구속)와 주가조작 ‘선수’인 전직 증권사 김모씨(구속기소)는 2010년 10월부터 11월까지 주가조작 공모가 의심되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

김씨는 2010년 11월 1일 문자메시지를 통해 ‘12시에 3300에 8만개 때려달라고 해줘’라고 민씨에게 요구했다. 이에 민씨는 ‘준비시킬게요’라고 답장했고, 김씨는 ‘매도하라고 해’라며 다시 답장했다.

김씨와 민씨가 이 같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뒤 몇 초 후 김 여사 명의 계좌에서는 실제로 도이치모터스 주식 8만주를 3300원에 매도한 주문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민씨는 김 여사 계좌에서 이 같은 주문이 이뤄진 경위를 알지 못한다고 증언했다.

문자메시지 등 관련 기록들은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민씨를 신문하는 과정에서 공개됐다. 민씨는 주가조작 ‘선수’ 김씨와 메시지를 주고받은 시점이 12년이나 지나 내용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민씨는 이 거래가 부당이득취득을 목적으로 한 통정매매는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권 전 회장은 김씨 등 주가조작 선수들, 투자자문사 블랙펄 등과 짜고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통정매매 수법으로 2000원대였던 주가를 약 8000원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여사는 이들의 범행에 자금을 대는 ‘전주’ 역할을 했다는 의혹으로 고발을 당하기도 했지만,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민씨가 작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김건희’라는 제목의 엑셀파일이 만들어진 경위와 과정에 관해 물었지만, 민씨는 “기억하지 못한다”며 “저 파일을 처음 본다. 저는 모르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해당 엑셀파일은 앞선 공판에서 공개된 바 있다. 엑셀파일에는 2011년 1월 13일 김 여사 명의의 계좌로 거래된 도이치모터스 주식 수량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엑셀파일이 공개되자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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