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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브랜딩 시대] 도시브랜딩 만난 암스테르담…유럽 중심지로 다시 서다

도시의 이미지를 압축적이면서 가장 직관적으로 드러내는 도시 브랜드. 지역의 정체성과 스토리를 감각 있게 담아낸 도시 브랜드는 관광과 패션, 영화, 마이스 등 지역 산업 전반에 호감도를 높여 도시의 경쟁력을 끌어올린다. 도시 브랜드를 선점하기 위한 지자체의 전쟁은 격화하고 있다. 파리와 런던, 시드니, 뉴욕 등 세계 주요 도시를 비롯해 국내에선 부산시가 새로운 도시 브랜드를 개발하거나 리브랜딩을 작업에 분투하고 있다. <편집자주>

암스테르담_스히폴 국제공항 앞에 설치된 아이 암스테르담(I Amsterdam)조형물. 암스테르담=윤일선 기자

도시 브랜드를 재정립함으로써 이미지 변신에 가장 성공한 사례로 꼽히는 도시가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이다. 리브랜딩으로 도시경쟁력 지수, 도시브랜드 지수 등이 반등한 사례를 살필 때도 빠지지 않는 도시다. 20년간 도시 브랜드 개발과 관리 노하우를 쌓은 암스테르담은 이제 막 도시 브랜드 리뉴얼을 시작한 부산의 좋은 롤 모델이 될 수 있다.

암스테르담이 새로운 도시 브랜드 개발에 나서기로 한 것은 2002년 12월부터였다. 당시 암스테르담은 행정적·정치적으로 브뤼셀(벨기에)과 경쟁했으며 관광 부문에서도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등 여러 유럽 도시의 추격을 받고 있었다. 콘퍼런스 개최 도시 순위 등 각종 평가에서 하락세를 기록했고, 기업 유치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암스테르담 센트랄 역사 안에 있는 'I Amsterdam Store'. 지역 기업들이 파트너스 플랫폼에 참여해 도시 브랜드가 들어간 제품을 생산해 관광객 등에게 판매한다. 암스테르담=윤일선 기자

경제 구조가 변한 것도 이유였다. 인터넷 기업과 금융서비스 등이 암스테르담으로 몰려들고, 창의적 업종의 스타트업이 둥지를 틀면서 ‘창의성’ ‘혁신’ ‘상업 정신’ 등 새로운 도시 이미지를 구축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었다는 것이 당시 도시 브랜드 도입 캠페인을 주도했던 고드프리 필립 허프나겔 전 암스테르담시의원의 설명이다. 그는 “도시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새로운 도시 브랜드가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 시 당국을 비롯해 지자체, 마케팅 기관, 기업까지 모두가 동의했다”면서 “우리는 그 과정을 ‘암스테르담의 도시 마케팅 만들기’(The making of the city marketing of Amsterdam.)라고 불렀다”고 회상했다.

아이 암스테르담(I amsterdam)이란 슬로건은 개발에 착수한 지 1년 10개월여만인 2004년 9월 23일 완성하면서, 제정됐다. 시는 이 과정에 424명의 주민 설문조사, 토론·간담회, 주민·기업·관광객 등 다양한 그룹의 이미지 조사 등을 진행해 암스테르담에 기여하는 16가지 요소를 선정했다. 정식 슬로건 제정에 앞서 2003년 5월에는 도시 브랜드의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한 ‘암스테르담을 선택하세요’(Choosing Amsterdam)라는 캠페인을 펼쳤고, 이어 ‘나는 암스테르담 시민입니다’와 연계한 선언문을 채택했다.

에그버트 월프 암스테르담시 디자인 매니저(오른쪽)와 게르테 우도 암스테르담 파트너스 이사가 암스테르담의 도시브랜드 개발과정과 브랜딩 전략, 기업간 파트너스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암스테르담=윤일선 기자

본격적인 도시 마케팅에는 암스테르담시 도시 마케팅 부서와 관련 기관, 기업, 문화 지식 기관 등이 참여했다. 에그버트 월프 암스테르담시 디자인 매니저는 “도시 마케팅은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목적을 위한 수단”이라며 “도시의 DNA를 연결하고, 목표 그룹에 의한 재화(제품·서비스) 사용을 증가시켜 소득, 투자, 국가 이미지 상승, 관광객 수 증가 등 ‘브랜드 수익’을 내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리는 약점으로 평가받는 섹스, 마약, 로큰롤 도시라는 명성을 훼손시키는 방법보다는 운하, 문화, 만남의 장소 등 강점을 더욱 강화하는 전략을 선택했다”면서 “수년째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 현상이 이어지고 있어, 관광은 억제하고 비즈니스·지식·주거를 마케팅하는데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

암스테르담시는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 현상이 발생함에 따라 관광객 유치 마케팅을 억제하고, 대신 비즈니스·지식·주거 등을 홍보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사진은 문단속을 잘하라는 공익 광고. 암스테르담=윤일선 기자

도시브랜드 관리 매뉴얼도 체계화했다. 암스테르담 브랜드와 로고, 슬로건 등에 대한 사용 규칙을 문서화한 뒤 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에 공개했다. 상공회의소를 거점으로 시와 기업, 학교, 지역단체 등 800여곳이 참여하는 파트너스 플랫폼도 구축했다. 상공회의소에서 만난 게르테 우도 암스테르담 파트너스 이사는 “도시 브랜드를 다양한 기업 제품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면서 “파트너라는 소속감 때문에 시가 추진하는 마케팅 전략도 적극적일 뿐만 아니라 일관된 도시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어 준다”고 설명했다.

토마스 비더쇼벤 토닉 대표가 문장에 사용한 글씨체를 모두 새롭게 디자인해 폰트 사용료를 비용을 줄인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암스테르담=윤일선 기자

부산이 도시브랜드를 리뉴얼하려는 배경은 암스테르담과 여러모로 닮았다. 암스테르담 시청 등 로고 작업을 담당했던 토닉사의 토마스 비더쇼벤 대표는 “밝은 원색만을 사용해 관광객 등에게 도시의 밝은 이미지를 전달하려 했고, 시인성 좋은 공익 광고를 온·오프라인으로 계속 진행해 지역민의 소속감을 높였다”면서 “도시 브랜드 개선 작업은 끊임없이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암스테르담=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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