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쓸개까진 못 줘”…여야 예산협상 재개, 역대 최장 ‘지각처리’ 우려

여야 '2+2 예산협의체'가 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예산안 협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이철규 예결위 간사·성일종 정책위의장,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박정 예결위 간사. 연합뉴스

여야가 4일 ‘2+2 예산협의체’를 가동하며 막판 예산안 타결에 나섰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정책위원장과 양당 예결위 간사 등 4명은 이날 오후 법정 처리시한(지난 2일)을 이미 넘긴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재개했다.

여야는 정기국회 회기 마지막 날인 9일까지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상황은 만만치 않다. 일단, 여야의 상임위별 예산심사에서 파행이 속출해 예산안 심사 진도가 더딘 것은 현실적인 걸림돌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겨냥한 해임건의안 또는 탄핵소추안 발의 문제는 최대 변수다.

여기에다 거대 야당이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면서 ‘역대 최장 지각 처리’ 예산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성일종 국민의힘·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과 국회 예결위 여야 간사인 이철규 국민의힘·박정 민주당 의원은 국회에서 ‘2+2 예산협의체’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도 여야는 신경전을 벌였다. 성 정책위의장은 “열심히 짜놓은 정부안이 국민의 삶에 도움되도록 민주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정중하게 요청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국민의힘을 향해 “최대한 이견을 좁혀 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가 이뤄질 수 있게 노력하겠다”면서도 “간을 내어달라면 내어줄 수도 있으나, 쓸개까지 내어달라면 협의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여야는 구체적인 예산에 대해서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정부 공약 사업인 분양주택 1조1393억원, 대통령실 이전, 경찰국 신설 등에 대해 정부안 수준의 예산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분양주택 예산을 칼질하고, 일명 ‘이재명표’ 예산인 공공임대주택 예산 5조9409억원 증액 등을 주장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KBS에 출연해 “내일(5일)까지 논의해서 안 되면 원내대표끼리 정무적 결단으로 처리한다고 가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민주당의 이 장관 탄핵소추안 발의 움직임과 관련해 “(민주당이) 8∼9일 이전에 탄핵소추안을 낼 텐데, 탄핵소추안이 나온 상태에서 예산이 타협에 이르기는 어려울 거라 본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민주당이 무리하게 노란봉투법, 방송법 등 여러 법안을 강행 처리하려 하고 있고 해임건의안이라는 돌발 변수를 만들어서, 예산만 해도 (오는) 8∼9일 처리가 쉽지 않을 텐데 그런 (탄핵소추안이라는) 변수가 섞이면 파행이 될 확률이 대단히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정부·여당이 정치적인 이유로 예산안 협의를 거부한 적은 없었다”며 “(주 원내대표의 발언은) 민생과 경제영역인 내년도 예산안을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오겠다는 상당히 부적절한 발언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여야가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서 내년도 예산안이 ‘역대 최장 지각 처리’라는 불명예를 쓸 가능성도 크다.

2014년 이른바 ‘국회 선진화법’이 도입된 이후 가장 지각처리된 예산안은 2020년 예산안으로, 법정 처리시한을 8일 넘긴 2019년 12월 10일 처리됐다.

박민지 최승욱 기자 pmj@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