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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코로나 3년 국민들 좌절”…중국판 ‘위드 코로나’ 시작

習 “오미크론 덜 치명적”, 방역 완화 시사
제로 코로나 완전 폐기 땐 200만명 사망할 수도
美 “中, 서방 백신 도입 가능성 낮아…자존심 걸린 문제”


지난 3년간 ‘제로 코로나’를 고수했던 중국이 ‘위드 코로나’로의 첫발을 뗐다. 고강도 방역의 세 축인 봉쇄와 시설 격리, 상시적인 유전자증폭(PCR) 검사가 속속 해제되고 있다. 그러나 인구 14억의 중국이 제로 코로나를 완전히 폐기할 경우 사망자가 200만명이 넘을 수 있는 것으로 추산돼 속도 조절 가능성도 제기된다.

4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상임의장과의 회담에서 현재 중국 내 코로나 우세종인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보다 덜 치명적이어서 방역 조치 완화를 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또 EU 측이 최근 봉쇄 반대 시위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자 시 주석은 “코로나 확산 3년 동안 사람들이 좌절했기 때문”이라며 “그들은 대부분 학생이거나 10대 청소년이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CNN은 시 주석이 직접 시위라는 단어를 언급했는지, 좌절감을 설명하기 위해 어떤 표현을 사용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의 방역 관련 언급은 중국 외교부와 EU 측 발표에는 없는 내용이다.

중국에서는 지난달 26~27일 봉쇄에 항의하는 ‘백지 시위’ 이후 일주일 동안 방역 완화 조치가 이어졌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기준 베이징과 톈진, 광둥성 선전 등 최소 10개 도시에서 대중교통 및 공공장소 이용 시 48시간 내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확인 방침이 폐지됐다고 전했다. 베이징 차오양구 등 일부 지역에선 감염자의 자가 격리를 허용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시 주석의 발언은 정책 전환을 보여주는 명확한 신호로 해석된다. 코로나19 감염자는 3일 3만1601명으로 엿새 연속 감소했다.

그러나 위드 코로나로 가기까지 난관이 적지 않다. 중국은 그동안 고령층의 백신 접종률이 낮고 의료 체계가 취약해 감염자 폭증 시 감당할 수 없다는 논리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해왔다. 2020년 기준 80세 이상 인구는 약 3600만명으로 이들의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은 76.6%, 3차 접종률은 40%대에 그쳤다. 영국의 정보분석업체 에어피니티는 제로 코로나 폐기 시 사망자 수가 최대 21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이유로 중국 당국은 가장 먼저 고령층 백신 접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화이자나 모더나 등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사용을 승인하는 것이 면역 보유층을 늘리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방 백신에 대한 시 주석의 반감은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애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최근 “시 주석은 사회적 경제적 악영향에도 불구하고 오미크론 변이에 별다른 효과가 없는 자국 백신에 의존하고 있다”며 서방 백신을 도입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이는 중국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고 설명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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