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층은 샐러드 팔고 2층선 성매매 알선… 61명 무더기 입건

강남 주택가에 성매매 비밀 사무실
‘24시간 상담팀’ 두고 안마시술소 연결
1만8000건… 2만~6만원 알선료 챙겨

성매매 알선 조직의 비밀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강남구 소재 샐러드 음식점의 외관. 서울경찰청은 2020년 4월부터 이 건물 2층에서 성매매를 알선해온 일당과 안마시술소 관련자 등 61명을 성매매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했다. 서울청 제공

지난 6월 서울 강남구의 한 샐러드 가게에 사복 차림의 서울경찰청 소속 경찰관들이 들이닥쳤다. 내부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자 ‘비밀 사무실’이 모습을 드러냈다. 간이 칸막이를 설치해 이어붙인 책상 위엔 인화성 물질 용기와 노트북 여러 대, 여성들의 사진이 담긴 인쇄물이 어지러이 널려 있었다.

2층 비밀 사무실은 성매매 조직의 근거지였다. 샐러드 가게는 사실상의 위장 법인이었다. 총책 A씨를 비롯한 일당 13명은 1층에서 샐러드를 팔면서 2층에선 성매매를 알선했다. 웹 디자이너를 고용해 성매매 광고를 제작했고, ‘오피가이드’ ‘섹밤’ 등 유명 불법 성매매 사이트에 웹 페이지 24개를 만들어 운영했다.

광고 글을 본 성 매수자들이 문의를 해오면 ‘24시간 상담팀’이 전화를 받아 강남 일대의 대형 안마시술소 두 곳으로 연결해줬다. 한 명을 중개해줄 때마다 일당은 2만~6만원을 알선 비용으로 챙겼다. 2020년 4월부터 2년 넘는 기간 최소 1만8000건의 알선이 이뤄진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서울 강남구 소재 성매매 알선 조직 근거지에 설치된 증거 인멸용 소각로와 대포폰의 모습. 서울청 제공

일부 조직원이 검거된 뒤에도 나머지 일당의 ‘간 큰’ 행각은 한동안 이어졌다. 대포폰과 무전기는 물론 파쇄기와 소각로까지 갖춰놓을 정도로 용의주도했던 이들은 경찰에 적발되자 1.5㎞ 떨어진 인근 빌라로 근거지를 옮겼고, 경찰이 재차 단속에 나선 10월까지 4개월간 범행을 계속했다.

이들로부터 성매수자를 알선받은 안마시술소 2곳도 덜미를 잡혔다. 실질적 업주 B씨는 ‘바지사장’과 ‘명의사장’(개설자), 운영실장을 앞세워 두 업소를 경영했다. 이 사실을 알고 있었던 건물주는 업소 측에 피임용품을 공급하는 등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경찰청은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로 A씨 등 일당 13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또 구속된 실 업주 B씨를 포함해 안마시술소 관련자 48명도 입건했다. 여기엔 성매매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된 성매수 남성 7명과 안마시술소 건물주가 포함됐다. 서울청 관계자는 “성매매 광고를 알선한 조직과 실제 업소까지 찾아낸 사례는 사실상 최초”라면서 “향후에도 모니터링과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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