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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친구 아티지기”…가나 키퍼 ‘선방쇼’에 韓 열광

가나 선방쇼에 중계진 “세계 최고 키퍼” 응원
가나, 우루과이와 2010 월드컵 때 악연

3일 열린 가나와 우루과이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멋진 선방쇼를 펼친 가나 골키퍼 로런스 아티지기의 경기 장면. 로이터/연합뉴스

한국 대표팀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3일(한국시간) 포르투갈을 꺾은 후 국민들의 시선은 일제히 같은 시각 진행 중인 가나와 우루과이의 3차전에 쏠렸다.

한국전 종료 후 가나와 우루과이의 경기가 7분 가량 진행되는 동안 한국 축구팬들은 가나 골키퍼 로런스 아티지기의 신들린 ‘선방쇼’에 열광했다.

한국 방송사 중계진들도 “세계 최고의 골키퍼 아티지기” “멋있어요 아티지기” 등의 찬사를 연발했다.

유튜브 채널 ‘스브스스포츠’는 4일 가나와 우루과이 경기 중계진 모습을 담은 ‘이건 착한 편파 중계 인정하시죠?’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이재형 캐스터는 우루과이가 가나에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한국이 역전에 성공하자 “경기가 이대로 끝나면 대한민국이 16강에 간다”며 “중립성을 떠나 이렇게 끝내는 상황으로 중계를 해도 여러분 이해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대로 끝나야 합니다”라고 했다.

우루과이가 아닌 가나를 응원하는 ‘편파 중계’를 하겠다고 시청자들에게 양해를 구한 것이다.

당시 중계 화면에는 한국의 득점 소식을 전해들은 우루과이 관중들과 간판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가 실망하는 모습이 잡히기도 했다.

3일 열린 가나와 우루과이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가나 골키퍼 로런스 아티지기가 우루과이 에딘손 카바니의 헤더를 동물적인 감각으로 막아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우루과이와 한국은 골득실에서 동률을 이뤘기 때문에 우루과이가 추가골을 기록할 경우 골득실에서 앞서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우루과이는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가나 수비진은 철벽 방어로 응수했다.

가나 골키퍼 아티지기는 후반 43분 우루과이 에디손 카바니의 결정적인 헤더슛을 엄청난 선방으로 막아냈다.

우루과이의 헤더를 선방한 가나 골키퍼 아티지기가 그라운드에 떨어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아티지기가 동물적인 감각으로 골을 막아내자 중계진들은 “으아아아”라며 탄성을 질렀고 “슈퍼세이브”라고 감탄했다.

다소 위험한 자세로 그라운드에 떨어진 아티지기가 선방 이후 누워있자 이 캐스터는 “지금 만큼은 누워도 좋다”고 말했다.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8분이 주어지자 이황재 해설위원은 “왜 이렇게 시간을 많이 주느냐”며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가나 골키퍼 로렌스 아티지기가 우루과이 선수의 슈팅을 막아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가나 골키퍼 아티지기는 후반 49분 우루과이의 위협적인 슈팅을 또 다시 선방했다.

KBS 이재후 캐스터는 “세계 최고의 골키퍼 아티지기”라고 찬사를 보냈고 박찬하 해설위원은 “스위스 리그에서 뛰기 아까운 실력”이라고 거들었다.

SBS 중계진들도 “우리의 친구 아티지기” “오늘 가장 예쁜 아티지기. 공을 예쁘게 잡는다”고 응원을 보내 웃음을 자아냈다.

아티지기는 마치 앞서고 있는 팀처럼 골킥 상황에서 시간을 끌었고, 손흥민의 ‘옛 스승’인 오토 아도 가나 감독은 종료 1분을 남겨두고 선수를 교체했다.

가나가 추가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하고 대한민국이 16강에 진출하자 이황재 해설은 아티지기를 향해 “쌍따봉을 드린다”고 했다.

온라인 공간에서도 “유럽 빅리그에서 뛰기 충분한 실력이다” “이 정도면 명예 한국인” 등의 반응이 나왔다.

CU 편의점에서는 가나가 16강 진출 조력자로 화제가 되자 ‘가나 초콜릿’ 매출이 주말 사이 2주 전과 비교해 32.7% 깜짝 상승하기도 했다.

가나가 우루과이의 16강 진출을 필사적으로 저지한 이유는 뭘까.

한국의 16강 진출에 도움을 준 가나는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서 우루과이와 악연이 있다.

우루과이 대표팀 루아스 수아레스가 2010 남아공월드컵 가나와의 8강전에서 골대로 향해 날아오는 공을 손으로 막아내고 있는 모습. 로이터/뉴시스

당시에도 우루과이 대표팀이었던 수아레스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 8강 가나전 연장전에서 도미니카 아디이아의 헤더를 마치 골키퍼처럼 손으로 쳐냈다.

수아레스는 퇴장당했지만 가나가 페널티킥을 실축해 우루과이가 승부차기 끝에 4강에 올랐다.

12년이 지났지만 가나는 이번 월드컵에서 가나에 복수를 다짐해왔다.

나나 아쿠포아도 가나 대통령도 “우리는 우루과이에 대한 복수를 기다려왔다. 이번에는 수아레스의 손이 가나를 방해하지 못할 거로 확신한다”고 말할 정도였다.

수아레스는 당시 사건에 대해 이번 월드컵 가나전을 앞두고 “사과하지 않겠다. 그때 퇴장당하지 않았느냐”고 말해 가나 선수들의 복수심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경기 후 가나 수비수 대니얼 아마티는 “경기 중 우루과이가 1골이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 동료들에게 ‘우리가 16강에 갈 수 없다면, 우루과이도 못 가게 막자’고 이야기했다”고 털어놨다.

한 가나 팬은 영국 스포츠매체 토크 스포츠와의 영상 인터뷰에서 활짝 웃으며 “가나도 16강에 못 갔지만, 우루과이를 떨어뜨려서 무척 기쁘다”며 “16강에서 한국과 포르투갈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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