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희생자 ‘마약 부검’ 권유한 檢… 대검 “지시 없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에 마련된 추모공간에 꽃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의 유가족에게 검찰이 ‘마약 부검’을 권유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대검찰청은 “일선 검찰청에 마약과 관련한 별도 지침을 내린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검은 4일 입장문을 내고 “이태원 참사 직후 일선 검찰청에 검시 업무에서 희생자의 시신을 신속하게 유족에게 인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다만 유족이 원하는 경우에만 그 의견을 존중하여 부검을 실시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전국 19개 검찰청에서 최대한 신속하게 희생자 158명에 대해 직접 검시를 진행하여 유족에게 인도했고, 그중 유족의 요청이 있었던 3명에 대해서만 유족의 뜻을 존중해 예외적으로 부검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대검은 “그 외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대검에서 일선 검찰청에 마약과 관련한 별도의 지침을 내린 사실은 없다”고 했다.

다만 대검은 “광주지검 검사가 유족분께 검시 및 부검 절차와 관련된 설명을 하는 과정에서 개인 판단으로 당시 일부 언론보도 내용을 언급한 것”이라며 “이는 마약과 관련해 부검을 요청하는 취지는 아니었고, 역시 유족의 의사를 존중하여 부검하지 않고 시신을 인도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MBC 스트레이트 보도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 이튿날인 지난 10월 30일 희생자의 시신이 옮겨진 광주의 한 장례식장에 광주지검 검사가 찾아와 유족에게 마약 관련 소문을 언급하며 부검할 뜻이 있는지 묻는 일이 있었다. 사인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취지로 마약 피해 관련성을 말했다는 것이다. 다른 지역에서도 검찰의 마약 관련 부검 제안이 있었다고 한다.

유가족의 반대로 부검은 이뤄지지 않았다. 유가족들은 검사의 마약 관련 언급에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족 A씨는 MBC 인터뷰에서 “검찰 관계자로부터 ‘사망 원인에 (마약 관련한 사망 원인도 있고), 압사 관련한 사망 원인도 있을 수 있지 않냐. 그래서 지금 부검을 요청하는데 혹시 의향이 있으시냐’는 말을 들었다”며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해 ‘그냥 빨리 돌아가시라’고 그냥 그렇게 얘기를 했다”고 했다.

경기도의 다른 유족 B씨는 “(부검을 언급한 검사에게) 내가 ‘부검을 왜 해야 되냐’ 물었더니, ‘마약 관련해서 혹시나 하는 그런 게 있을 수도 있으니까’ 그런 말을 해서 내가 ‘누가 봐도 멍이 이렇게 들었는데, 무슨 부검을 하겠냐. 압사 아니냐’고 말했다”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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