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청담동 참변’, 뺑소니 아니다?…“소극적 판단” 비판도

경찰, 특가법상 도주치사 적용 않기로
음주 사고 피의자, ‘인지 못해’ 판단
사고 직후 현장 다시 나타나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초등학생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사고 현장. 사고 장소에는 인근 주민들이 추모하려고 조화를 놓고 갔다.

경찰이 ‘청담동 초등학생 음주차량 사망’ 사건 피의자에 대해 뺑소니 혐의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사고를 낸 뒤 그대로 자신의 집 주차장으로 들어갔지만, 사고 사실을 몰랐었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서울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5일 “음주운전 사고로 구속된 30대 A씨에 대해 특가법상 도주치사(뺑소니) 혐의는 적용이 어려운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특가법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사(이른바 민식이법)와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도주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뺑소니 혐의가 인정되면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 징역형이 내려질 수 있다. 민식이법보다 법정형이 높다.

경찰은 A씨 진술과 차량 블랙박스, 주변 CCTV 등을 종합한 결과 A씨가 사고를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결론 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직전 차량이 멈췄고 (집 쪽으로) 좌회전을 하면서 브레이크를 밟아 차량이 흔들렸지만, SUV 차체가 높아 블랙박스 영상에 피해자 B군(9)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A씨가 당시 만취 상태였던 점도 감안됐다.

경찰은 또 도주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경찰은 “사고 현장 바로 옆이 A씨 자택 주차장”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사고 직후 현장으로 돌아왔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그러나 B군 구호 의무를 다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했던 A씨에게 뺑소니 혐의를 적용하는 데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법무법인 도하의 김기훈 변호사는 “사고 당시 차량이 일부 흔들렸고 브레이크등도 작동했다면 운전자의 사고 인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보다 면밀한 수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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