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靑영빈관서 첫 국빈 만찬… 탁현민 “돌고돌아” [포착]

베트남 주석 “박항서 감독 덕에 성과”
양국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구축
탁 전 비서관 “靑 역사성과 의미, 되새겨야”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 방한 국빈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국빈인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과 청와대 영빈관에서 만찬을 가졌다. 새 정부 출범 후 외국 정상 행사에 청와대 영빈관이 활용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과 베트남 두 정상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구축에 합의했다. 베트남은 지금까지 중국, 러시아, 인도와 최고 단계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맺었다. 양국은 희토류 등 핵심광물 공급망과 첨단산업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문재인정부에 몸담았던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이번 만찬을 두고 “당연한 일”이라며 “참 어렵고 힘들게 돌아서 왔다”고 촌평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 방한 국빈만찬에서 푹 국가주석과 전통주로 러브샷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양국은 지난 30년간 모범적인 상생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며 “이제 새로운 30년을 준비하고자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급변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한국과 베트남이 연대해 역내 평화와 번영을 키워나가는 것은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된다”며 “푹 주석님과의 회담은 1세대의 눈부신 발전을 축하하며 새 세대를 힘차게 여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 방한 국빈만찬에서 한국- 베트남 수교 30주년을 맞아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에게 수교훈장 흥인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과 푹 주석은 ‘축구’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윤 대통령은 양국의 우호에 크게 기여한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에게 수교훈장 흥인장을 수여했다. 그러자 푹 주석이 건배를 제의하면서 “이 기회를 빌려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의 눈부신 승리를 열렬히 축하드린다”고 했다.

푹 주석은 또 “박항서 감독님 덕분에 베트남 축구대표님도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베트남이 최고로 존경하는 파트너들 중 하나”며 “저는 대통령 내외께서 베트남을 국빈 방문해 주실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김건희 여사와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날 만찬에는 김건희 여사도 참석했다. 대통령실이 제공한 사진에는 김 여사가 푹 주석과 건배하거나 통역을 가운데 두고 대화하는 장면이 담겼다.

대통령실은 평소 일반 시민에게 공개했던 영빈관을 재활용해 국빈 만찬장으로 꾸민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첫 국빈만찬에 청와대 영빈관을 활용하는 것은 실용적인 공간의 재활용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김건희 여사와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은 당초에는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임시만찬장으로 이용했던 국립중앙박물관 홀을 다시 쓰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영빈관’으로 변경했다고 한다. 영빈관은 박정희 전 대통령 지시에 따라 1978년 건립된 옛 건물이다. 하지만 건물의 격조가 있어 국가 행사를 진행하기에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청와대 영빈관에서 행사를 진행함으로써 국내외 귀빈과 긴밀한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대통령실은 앞으로도 국격에 걸맞은 행사 진행을 위해 영빈관을 실용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 방한 국빈만찬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탁 전 비서관은 이 소식을 접한 뒤 6일 페이스북에서 “영빈관에서 국빈행사가 열리는 이 당연한 일이 참 어렵고 힘들게 돌아 돌아왔구나 싶다”고 말했다.

탁 전 비서관은 “윤석열정부가 이제라도, 부분이라도, 잠시라도 청와대와 그 부속건물의 용도와 기능, 역사성과 의미를 되새겼으면 좋겠다”며 청와대를 공적인 일에 잘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 방한 국빈만찬에서 만찬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여전히 청와대 폐쇄의 당위를 주장하는 것 같은 쓸데없는 고집과 설득력 없는 주장을 버려야 한다”며 “이제라도 활용의 방안과 유지, 보수의 방안을 전문가들에게 맡기고 국민의 동의를 구해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특히나 영빈관에 숙소기능을 더하는 것은 용산이나 한남동 관저같이 마구잡이로 처리할 일이 아니다”며 “중국의 조어대나 미국의 블레어 하우스는 건물뿐 아니라, 책상 하나, 접시 하나, 그림 하나에도 사연이 있고 의도가 있고 상징이 있다. 잘못은 청와대 폐쇄만으로 충분하니 서두르지 말고 꼼꼼하길 바라고 또 바란다”고 덧붙였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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