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벤투호의 항해는 카타르까지… 벤투 “한국에서 보낸 시간 환상적”

벤투 "죽을 때까지 기억할 그런 경험"


사상 두 번째 16강 진출의 대업을 이뤄낸 파울루 벤투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4년 4개월간 대표팀 선수들과 동고동락하면서 팀을 가다듬어 온 역대 최장수 감독은 전진보다 쉼표를 택했다.

벤투 감독은 6일(현지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 브라질과의 16강전에서 1대 4로 패배한 뒤 “한국 대표팀과 감독직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로 돌아가 쉬면서 재충전을 한 뒤 향후 거취를 정할 예정이다.

2018년 러시아 대회 이후 카타르를 목표로 쉼 없이 달려온 벤투호의 여정은 브라질과의 16강전 경기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아름다운 이별이다. ‘4년’이라는 시간 동안 대표팀을 이끌어온 벤투 감독은 카타르에서 사상 두 번째 16강 진출이라는 기적의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과정은 힘겨웠다. 2018년 8월 부임 당시부터 의심의 눈초리가 가득했다. 애초 거론되던 대표팀 감독 후보에 비해 ‘이름값’이 떨어진다는 얘기가 돌았다. 빌드업 축구를 이식할 때는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히려 한다는 비판이 많았고, 선수 기용을 둘러싼 잡음도 계속됐다.

2019년 아시안컵 8강에서 탈락하고, 일본전과 친선전에서 0대 3 대패를 당했을 때는 ‘경질론’이 피어올랐다. 하지만 벤투는 그때마다 “아직 보완할 것이 남아 있다”며 말을 아꼈다.

벤투 감독의 ‘뚝심’ 축구는 카타르에서 빛을 냈다. 선수비 후역습이라는 소위 ‘뻥축구’가 한국식 조직력 축구로 거듭났다. 포르투갈과 가나, 우루과이 등 각 대륙별 강호를 상대로 밀리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심지어 압도하는 모습까지 선보였다. 선수 기용에 대한 유연함도 돋보였고, 출전한 선수들도 자신의 위치에서 역할을 해내며 ‘원 팀’ 축구를 완성했다.

이 때문에 벤투 감독의 재계약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벤투의 선택은 이별이었다. 그는 “선수들과 대한축구협회 회장에게 내 결정을 말했다”며 “결정은 이미 9월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양 측은 계약기간에서 이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벤투 감독은 북중미월드컵까지 보장해주길 바랬고, 협회는 2023년까지 재계약을 한 뒤 연장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벤투 감독은 한국 대표팀 사령탑으로 치른 마지막 경기가 끝난 직후 함께해준 선수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한국 선수들과 보낸 시간은 환상적이었다”며 “선수들이 보여준 태도, 프로로서 자세뿐 아니라 인격적으로도 좋은 사람들이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서의 경험은 제가 죽을 때까지 기억할 그런 경험인 것 같다”고 말했다.

도하=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