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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돌아 청와대? 대통령실 “국격 위해 청와대 시설 활용 불가피“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 방한 국빈만찬에서 푹 국가주석과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이 국가 행사에 청와대 시설을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한·베트남 수교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이 지난 4∼6일 한국을 국빈 방문한 것이 계기가 됐다.

대통령실은 푹 주석 국빈만찬 행사를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지난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개최했다.

6일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청와대 상춘재에서 푹 주석과 친교 차담을 가졌다.

대통령실은 앞으로도 청와대 시설을 계속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용산 대통령실 건물은 비좁은 데다 내부 인테리어도 외빈 행사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돌고 돌아 청와대를 재사용하고 있다”면서 “이럴 거면서 왜 대통령실을 이전했느냐”고 비판이 나왔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외빈 의전은 국격과 관계되는 만큼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장기적으로는 용산 영빈관 신축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7일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고 공간을 실용적으로 재활용하는 측면에서 (청와대 시설이) 다각도로 활용되지 않을까 전망한다”며 “다른 외부 장소들은 경호와 비용 등 다양한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5월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가 일반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시민들이 영빈관을 둘러보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청와대 영빈관은 박정희 전 대통령 재임기인 1978년 대규모 회의와 외빈맞이를 위해 청와대 경내에 지어진 2층 건물이다.

한국을 방문하는 국빈 등을 위한 연회나 오·만찬 행사를 치를만한 곳이 없다는 지적에 따라 신축됐다.

행사가 열리는 영빈관 내부 홀의 면적 500㎡이며 천장 높이 10m다. 건물이 크고 내부도 화려해 외빈 행사에 가장 적절한 시설로 꼽혀왔다.

대통령실이 결국 청와대 시설을 활용하기로 한 것은 영빈관과 같은 곳을 찾기가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 때문이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용산 대통령실은 너무 협소하고 인테리어도 외빈을 모시기 적절하지 않다”며 “그동안 호텔, 국립중앙박물관, 전쟁기념관 등에서 행사를 진행했는데, 시민들의 불편과 경호 문제 등으로 행사에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실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취임식 외빈 만찬 행사를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진행했고, 같은 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때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만찬을 가졌다.

대통령실은 이 때문에 용산 영빈관 신축을 추진했으나 여론이 악화되자 지난 9월 계획을 백지화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외빈 행사는 국격이 걸린 일인데 있는 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불가피한 일”이라고 말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외빈 초청 행사에 알맞은 청와대 영빈관이 있으니, 예산을 절약하고 이를 활용하는 결정은 100번 좋은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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