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재미교포 마약공급책 폰 포렌식… 재벌가 거래 추적

검찰, 30대 공급책 추가 조사
유학 시절 친분 이너서클 중심 유통
공급책 운영 헬스클럽도 압수수색

서울중앙지검이 재벌가 3세 등 부유층, 해외 유학생, 연예인 사이에서 자행된 조직적 대마 유통 등을 최근 적발했다. 사진은 미국 국적 가수인 C씨 주거지에서 발견된 대마 및 재배장비와 거실에 장식된 대마 줄기. 서울중앙지검 제공

최근 마약 상습 투약 혐의로 재벌가 3세 등을 재판에 넘긴 검찰이 이들에게 마약을 유통한 공급책에 대한 후속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재미교포 사업가인 30대 A씨(구속 기소)는 미국 유학을 온 부유층 자제 등과 관계를 맺은 뒤 이 ‘이너서클’을 중심으로 장기간 마약을 공급해 온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현재 A씨는 검찰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하고 있어 검찰은 A씨가 사용하던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 등의 방법으로 그와 연결된 마약 투약범을 추적 중이다. ‘최상선’ 공급책이라는 의심을 받는 A씨의 휴대전화에서 추가적인 마약 거래 정황이 드러날 경우 ‘재벌가 자제 마약 스캔들’로 비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7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신준호)는 A씨가 해외 공급선을 통해 마약을 제공받아 남양유업 창업주의 손자 홍모씨(40·구속 기소) 등에게 유통한 핵심 인물인 것으로 지목하고 있다. A씨는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는 중인데, 수사팀은 그가 마약 거래에 사용했던 아이폰을 확보해 포렌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마약수사 경력이 많은 한 법조인은 “마약 공급책이 수사 과정에서 함구하는 이유는 자신이 최상위 공급책이거나 직접적으로 해외 공급망과 연계됐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검찰은 A씨가 운영하는 서울의 한 헬스클럽에서도 범행이 이뤄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최근 해당 헬스클럽을 압수수색했다. 그는 미국 현지의 한인 커뮤니티에서 유학생들과 친분을 쌓으며 함께 대마를 투약하고, 한국에 입국한 뒤에도 이들에게 계속 마약을 공급해온 것으로 검찰은 본다.

A씨는 통상 불특정 다수에게 마약을 판매하는 데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진 텔레그램 메신저가 아닌, 국내 유명 메신저 대화방을 통로로 마약을 거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과 신뢰 관계가 있고 마약을 지속적으로 살 여력이 되는 검증된 지인 그룹만을 거래 상대로 삼은 정황으로도 풀이된다.

A씨의 범행은 홍씨가 소지하고 있던 대마의 전달 경로를 역추적하는 과정에서 꼬리가 잡혔다. 최근 구속 기소된 그에게 적용된 주요 공소사실은 지난 10월부터 대마 매도·소지 및 흡연한 혐의인데, 수사 경과에 따라 혐의가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안팎에선 이번의 부유층 자제 마약 수사는 ‘마약류 유통 관련 범죄’를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진척 자체가 어려웠을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경찰 송치사건에 대한 검찰의 보완수사 과정에서 A씨와 홍씨, 범효성가 3세 조모씨, 전직 금융지주사 회장의 사위 등 모두 9명의 범행이 포착됐다. 검찰은 최근 이들 중 6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대마)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한 강력검사 출신 변호사는 “마약 범죄 확산을 막으려면 검찰과 경찰, 세관 등 공급책을 추적하기 위한 ‘다중 전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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