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앞마당처럼 나와 아이와 책 읽어요…소리 내 읽어도 괜찮아”

서울시 공원 내 책 쉼터 13곳으로 확대

양천 공원 책 쉼터. 서울시 제공

지난 7일 오후 6시쯤 서울 양천구 양천공원 내 책 쉼터 평상에 오한나(35·여)씨가 7살과 3살 아들과 함께 앉았다. 첫째는 의젓하게 혼자 책을 읽었고, 둘째는 엄마 무릎에 앉아 엄마가 읽어주는 동화책 얘기에 귀를 기울였다. 일반 도서관이라면 시끄럽다는 항의가 있을 법도 했지만 누구 하나 눈치 주는 사람이 없었다.

오씨는 “누워서 책을 보거나 아이에게 소리 내 책을 읽어줘도 불편하지 않아 자주 찾는다”며 “집 근처에 이런 쉼터가 있으니 큰맘을 먹지 않고도 일주일에 세네 번씩 들른다. 그냥 집 앞마당 나오듯이 온다”며 웃었다.

양천공원 책 쉼터 내부 모습. 서울시 제공

초등학교 5학년 배모군도 혼자 이곳을 찾아 ‘별난 방 탈출’ 책을 읽고 있었다. 배군은 “현장체험학습이 끝나고 시간이 남아 책을 보러왔다”며 “책도 많고, 따뜻해서 자주 온다”고 말했다. 오씨나 배군 모두 한번 오면 1시간 정도 머물다 간다고 한다.

이날 책 쉼터에는 문 닫는 시간이 1시간여밖에 안 남았음에도 20여명의 방문객이 책을 읽고 노트북을 다루며 앉아있었다. 청소년부터 백발이 성성한 어른까지 가볍게 쉬러 나오는 사람들이 평일 하루 150~250명, 주말에는 500여명에 달한다. 책 쉼터 관계자는 “책 쉼터는 도서관보다는 커뮤니티에 가깝다”며 “엄마가 책을 읽어줘도, 아이가 발 뻗고 책을 읽어도 누구도 뭐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응봉공원 책 쉼터. 서울시 제공

이처럼 주민들 사이에 인기가 늘어나자 서울시는 2024년까지 ‘공원 내 책 쉼터’를 총 13곳으로 확대키로 했다. 현재는 양천공원과 성동구 응봉공원, 도봉구 둘리쌍문공원, 구로구 천왕산, 광진구 아차산에 5곳이 운영 중이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책 쉼터에 대한 시민 만족도는 시설 평균(95.85점), 프로그램 평균(94.7점), 전반적 만족도 평균(95.9점)으로 고공행진 중이다.

여기에 이달 말 강서구 봉제산 책 쉼터가 문을 열고 내년에는 오동공원(성북구), 율현공원(강남구), 대현산(성동구), 상암공원(마포구)에도 마련된다. 2024년에는 노원구 초안산 등 3곳을 신규 조성할 계획이다.

봉제산 책 쉼터는 기존 공중화장실 부지에, 오동공원은 기존 목재 파쇄장 및 낡은 창고시설 부지에 신축된다. 시 관계자는 “책 쉼터는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후 화장실 등 기존 시설물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조성한다”며 “계절과 기후에 영향을 받지 않는, 사람 중심의 공원시설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