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이란, 女시위대 가슴·성기에 고의 사격” 충격 증언

지난 10월 29일 캐나다 오타와에서 이란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시위가 열렸다. 한 시위자는 손을 묶고 입을 가린 채로 시위에 참여했다. AP뉴시스

“남성들이 다리나 엉덩이 등에 총상을 입은 것과 달리 여성들은 가슴과 성기 등에 총상을 입었다.”

이란 보안군이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여성들을 상대로 얼굴과 가슴, 성기를 노려 산탄총을 발사하고 있다는 의료진의 증언이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8일(현지시간) 비밀리에 시위대를 치료하고 있는 의료진 10명의 발언을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의료진은 보안군이 근거리에서 시위대를 향해 산탄총을 발사해 수십 개의 총탄이 희생자들의 몸에 박혀있는 사진을 가디언에 공개했다.

이란 중부 이스파한 주의 한 의사는 “군경이 여성 시위 참가자는 남성과 다르게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성기에 2발의 총상을 입은 20대 초반 여성의 치료 사례를 언급했다.

이 의사는 “부상자는 군경 10명이 자신의 주위를 빙빙 돌며 성기와 허벅지에 총을 쐈다고 진술했다”며 “허벅지 안쪽에 박힌 10개의 파편은 쉽게 제거됐지만 요도와 질 입구에 끼어 있는 2개는 제거가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성이 가슴과 성기 부분에 총상을 입고 실려 오는 상황에 대해선 “보안군이 여성들의 아름다움을 파괴하고 싶었기 때문에 남성과 다른 방식으로 여성에게 총상을 입힌 것”이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인권단체들의 발언을 인용해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여성 혐오적 정치 성향을 고려할 때 이런 끔찍한 성차별적 폭력은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의사는 “병원을 가는 것을 부끄러워해 집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여성들이 많다. 그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우려를 표했다.

의료진은 시위 현장에서 여성뿐 아니라 남성과 어린이가 눈에 총상을 입는 경우도 빈번했다고 증언했다.

테헤란의 한 외과 전문의는 시위가 발생한 첫날인 9월 16일 얼굴에 총을 맞은 25세의 부상자를 치료한 사례를 밝혔다. 그는 “(부상자의) 눈과 머리, 얼굴에 파편이 박혀 있었다”며 “양쪽 두 눈이 거의 실명해 빛과 밝기만 감지할 수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400명이 넘는 이란 안관 전문의들은 마흐무드 자바르반드 이란 안과학회 사무총장에게 강경 진압으로 인한 시위대의 실명을 경고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이들이 확인한 강경 진압으로 인해 시위대가 눈을 다친 사례는 1000건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명에 참여한 한 안과 전문의는 엑스레이 상 머리와 얼굴에 18개의 파편이 박힌 20세 남성을 비롯해 시력의 일부 또는 전부를 잃은 환자 4명을 치료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눈은 신체의 가장 민감한 부분인데 남을 평생 제대로 보지 못하고 살아야 하는 젊은이들을 보면 너무 화가 나 눈물이 난다”고 덧붙였다.

가디언은 의료진들의 진술에 대한 입장을 이란 외교부에게 물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앞서 이란에서는 지난 9월 히잡 사이로 머리카락이 보인다는 복장 규정 위반을 이유로 붙잡힌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를 계기로 시작된 시위가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로 확대돼 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에 따르면 이란 정부의 일관된 강경 진압으로 지금까지 목숨을 잃은 인원은 어린이 40명 이상을 포함해 최소 30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주연 인턴기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