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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만난 토머스-그린필드 美 대사 “北 인권침해 끔찍”

토머스-그린필드 미국대사, 탈북자 사연 공개
안보리 비공개논의 간접 비판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미국대사. 로이터 연합뉴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미국대사가 9일(현지시간) 북한 인권 상황에 관한 비공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를 앞두고 탈북자와 만나 대화한 사연을 공개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이날 오전 안보리 회의 직전 약식 회견에서 “우리는 북한의 인권 상황을 전면에 내세울 것”이라며 ‘노아 박’이라는 이름의 탈북 청년과 만난 일화를 소개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박씨의 부친이 가족을 상습적으로 폭행하다가 모친의 폐를 흉기로 찔렀지만 “가부장적인 북한의 법규 때문에 어떠한 법적 책임도 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 치하에서 사는 사람들은 생명과 자유, 안전이라는 기본적인 인권을 보장받지 못한다”며 “살아남은 박씨의 모친이 북한에서는 매우 드물게 남편과 이혼하고 다른 마을로 이사하는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씨는 ‘이혼 가정’이라는 낙인이 찍힌 탓에 가족들은 일자리를 구하거나 대학에 다니지 못했고, 심지어 군 입대조차 허용되지 않았다고 한다. 심각한 굶주림에 시달리던 끝에 누나가 먼저 브로커를 통해 서울로 탈출한 뒤 동생과 모친을 안전하게 탈북시켰다고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설명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박씨는 북한 주민들이 친구와 가족과 시간을 보낼 자유, 대학에서 공부할 자유, 심지어 휴가를 갈 자유조차 누릴 수 없다고 했다. 그의 메시지를 안보리에서 공유할 것”이라면서 “박씨는 억압에 시달리는 평범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북한과의 외교적 대화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씨는 언젠가 북한 사람들이 우리 모두가 공유한 기본적 인권을 누릴 날이 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는 내게도 희망을 줬다”며 “오늘 안보리에서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를 전하겠다. 안보리 이사국들이 용기를 얻어 이 문제를 공개 논의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희망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의 이 같은 발언은 이날 북한 인권을 ‘의제 외 토의사항’(AOB)으로 비공개 논의하기로 한 것을 겨냥해 간접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읽힌다. 안보리는 2014년 2017년까지 북한 인권을 공개 논의했으나, 2020년부터는 중국과 러시아의 주장에 따라 비공개 방식으로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루고 있다. 2018~2019년에는 관련 회의가 개최되지도 못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10일이 세계 인권의 날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북한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선천적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계속해서 북한의 끔찍한 인권 침해를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혜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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