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곰탕집이라고 직접 담근 깍두기 써야 하나요? [사연뉴스]

깍두기 업체 문의한 곰탕집 업주
“곰탕집이 깍두기를 사다 쓰냐”
동료 업주들 비판 잇따라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가장 간단한 국물 요리로 볼 수 있는 라면에도 단 하나의 반찬이 필요하다면 바로 ‘김치’가 아닐까요. 다른 거창한 반찬이 준비돼 있다 해도 김치가 빠지면 마음은 섭섭할 텐데요. 그중에서도 곰탕과 칼국수는 김치만 제대로 만들어도 음식 맛의 반은 완성한 것이나 진배없다는 의견에 아마 많은 분이 동의하실 겁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최근 열띤 토론을 촉발한 한 회원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자신을 곰탕 업주라고 소개한 A씨는 모 공장에서 깍두기를 공급받고 있는데 납품가격이 비싸 고민이 많다며 동료 업주들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 그는 다른 업체를 추천해달라고 했는데요.

논란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졌습니다. 곰탕집에서 깍두기를 납품받아 쓴다는 이야기에 식당 업주들의 비판이 쏟아진 건데요. 일부 업주들은 “다른 식당도 아니고 곰탕, 칼국수 집이면 깍두기 정도는 직접 담그는 게 맞지 않느냐” “곰탕집에서 김치(깍두기)를 납품받아 쓰다니 충격적” “곰탕집이 공장 김치를 쓰다니” “곰탕, 칼국수는 김치가 생명인데”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가격 측면에서 직접 담글 것을 권하는 회원들도 있었는데요. 샤부샤부 가게를 운영한다고 밝힌 누리꾼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마진율을 높이려면 김치 정도는 직접 담가 써야 한다”며 “상대적으로 김치 소비량이 많은 국밥집이면 더욱더 그렇다. 업소용은 중국산 김치 외에는 다 비슷한 가격”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일부 업주들의 비판이 잇따르자 A씨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는데요. 그는 비판적 메시지를 낸 회원들에게 일일이 댓글을 달아 “한가하면 직접 담그지 않겠느냐” “새로 개업한 가게라 손님이 많아 직접 담그는 게 불가능하다” “곰탕집은 김치를 직접 담가야 한다는 법이 있느냐” “바쁜 매장이라 수시로 담가야 할 텐데 냉장고가 7개인데도 모자랄 것”이라고 항변했습니다.

A씨의 말에 공감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국밥집을 하고 있다고 밝힌 동료 업주는 “김치를 사 먹자니 비싸고 직접 담그자니 일손이 너무 많이 들어 고민이 컸다”고 했습니다. 일부 누리꾼들은 “직접 담가 먹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던 중장년층들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유명 프랜차이즈 국밥집들도 공장 김치를 사용한다”면서 A씨를 옹호했습니다.

직접 담근 김치는 그 자체로도 훌륭한 요리임이 분명합니다. 제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직접 담근 김치의 신선함과 맛깔스러움은 흉내 낼 수 없을겁니다. 누구나 어머니가 손수 손으로 찢어주신 김치나 걸쭉한 깍두기 국물을 얻어먹은 추억도 있을 텐데요. 직접 담근 김치를 선호하는 건 음식에 담긴 정성과 만든 이와의 유대감이라는 정서적 이유도 큰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부 업주들 주장처럼 김치와 극강의 조합을 자랑하는 곰탕이나 칼국수 가게에서만큼은 김치를 직접 담가야 한다는 게 의무의 범주에 속하는 것일까요. 직접 담근 게 아닌 포장김치나 공장김치를 내온다는 걸 알면 거부감이 느껴지시나요?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신가요?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더 보기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