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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역 피해자 부친 “가장 무거운 처벌 내려주시길”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가해자 전주환이 지난 9월 21일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구속송치 되고 있다. 이한결 기자

‘신당역 살인’ 사건 피해자의 부친이 전주환(31)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법에서 허용하는 가장 중한 벌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1부(재판장 박정길)는 1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보복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전주환의 2차 공판을 진행했다.

피해자 아버지 A씨는 이날 증인으로 법정에 나왔다. A씨는 한참동안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가 힘겹게 입을 떼자 법정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A씨는 “가해자는 반성문을 제출해 선처를 부탁하는걸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선처를 구할 수 있단 말이냐”며 “다시는 가해자가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없도록 해달라. 법에서 허용하는 가장 중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가슴에 묻힌 제 딸아이의 넋을 법원의 현명한 판단으로 조금이나마 위로해주시기 바란다. 아이가 하늘에서 편히 눈 감고 쉴 수 있도록 도와달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A씨는 “가해자가 형량을 마치고 사회로 돌아와 저희 가족에게 복수를 할까봐, 제 아이를 아는 주변 사람을 해칠까봐 무섭다”며 “제2의, 제3의 피해자가 생기면 제 아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을까 싶다”며 흐느꼈다.

A씨는 “시간이 지나면 무뎌질 것이니 가슴에 묻으라지만 제가 느끼는 슬픔과 분노는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아 매일 악몽을 꾼다”며 “아이와 모든 걸 함께할 수 없다고 생각하니 먹먹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그는 “큰 딸이 없는 저는 절망과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모르겠고, 숨을 쉬고 있는 제 자신이 원망스럽다”고도 했다.

A씨는 자신의 딸이 생전 전주환의 스토킹 혐의 사건 재판부에 제출한 탄원서도 낭독했다.

피해자는 탄원서에서 “지금도 숨 죽이며 고통 받을 여성들도, 용기를 낸 여성들도 저처럼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저도 벗어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많이 힘들지만, 제 인생이 너무 소중하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재판부는 A씨를 향해 “피해자가 법정에서 직접 말한 것처럼 부친의 이야기를 엄중하게 듣고 재판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전주환은 지난 9월 14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자신이 스토킹하던 피해자를 미리 준비한 흉기로 살해했다. 전주환은 지난달 22일 열린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전주환은 이 사건과 별도로 진행된 스토킹·불법촬영 혐의 사건 1심 재판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았으나 항소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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