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반려견이 배설물 먹으면, 올바른 대처법은? [개st상식]

"배변이 어디갔지?" 식분증은 의외로 많은 반려견이 겪고 있다. 그 원인을 이해하면 해법을 찾을 수 있다.

반려견이 자신의 배설물을 먹는 모습을 보면 많은 견주들이 큰 충격을 받습니다. 변을 먹는 행위인 식분증입니다. 식분증은 불법 강아지 공장에서 태어나 좁은 진열대에 갇혀 자란 퍼피들이 자기 배설물을 갖고 놀면서 생긴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오랫동안 사랑받고 자란 반려견도 어느 날 갑자기 식분증을 보일 수 있고, 부모견의 충분한 돌봄을 받고 자란 퍼피도 자신의 변을 먹을 수 있습니다. 식분증은 출산 직후 새끼를 돌보는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생기기도 합니다. 생길 때만큼이나 자연스럽게 사라지기도 하죠.

하지만 만성적인 식분증이라면 다릅니다. 반려견 건강의 적신호라는 점에서 견주들이 관심을 기울어야 합니다. 세계 수의학자들이 연구성과를 공유하는 웹사이트 펫엠디(petMD)와 세계 3대 애견협회에 속한 미국애견협회(AKC)의 식분증 보고서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개가 배설물을 먹는 상황은?

전문가들은 식분증에도 자연스러운 것과 부자연스러운 것, 두 종류가 있으며 이를 구분해서 대응해야 한다고 합니다. 자연스러운 식분증의 예시로 두 가지를 꼽는데, 하나는 모견이 출산해 새끼를 돌보는 때입니다. 어미 개는 적으로부터 새끼의 흔적을 감추고 보금자리를 청결하게 유지하려는 목적으로 일정 기간 새끼의 배설물을 먹습니다. 둘째는 다른 동물의 배설물에서 부족한 영양소를 채우려고 할 때입니다. 개들은 섬유소, 비타민 등이 부족할 때 종종 고양이나 말 등 다른 동물의 배설물을 탐낼 수 있습니다. 세균 감염의 우려가 있으므로 자제시키고 다른 간식으로 보상하는 게 좋습니다.

출산 직후 모견들은 새끼들을 보호하기 위해 배설물을 먹어 치운다.

그 외의 식분증은 보호자의 잘못된 지도와 환경적 원인에서 비롯합니다. 펫엠디와 AKC는 병리적 식분증이 발생하는 세 가지 요인을 지목합니다. 첫째는 반려견의 활동량이 부족할 경우입니다. 개들은 충분히 놀거나 산책하지 못하면 다른 방식으로 활동량을 채우려 하는데 이때 배설물을 건드리는 것을 즐거운 놀이로 여길 수 있습니다. 만약 개가 배설물을 물고 집안을 돌아다니면 대다수의 견주는 놀라 소리치며 개를 따라갈 겁니다. 일상이 따분했던 반려견은 이런 추격전에 재미를 느끼고 더 자주 배설물을 물고 삼킬 수 있습니다. 또 보호자의 무관심에서 비롯한 분리불안도 식분증의 원인일 수 있습니다. 이때 식분증은 배설물에 대한 집착이라기보다는 보호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학습된 행동입니다.

둘째는 건강상의 문제입니다. 배설물을 먹어본 적 없는 반려견이 갑자기 성견이 돼서 자신 혹은 다른 개의 배설물을 먹는다면 수의사와 상담해야 합니다. 대다수는 기생충 감염이나 위장 질환으로 소화흡수율이 낮아지거나 뇌 기능에 장애가 생긴 경우입니다. 식분증 외에도 체중 감소, 활동량 저하, 구토 및 설사 등 다른 증상이 있는지 관찰해두면 수의사가 진단을 내리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셋째는 심리적 불안 때문입니다. 개들은 보호자와의 관계가 불안정해지면 배설물을 먹습니다. 특히 견주의 상습적인 폭력과 고성, 대안 행동을 제시하지 않는 처벌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식분증이 발현됩니다. 일례로 실내 배변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주인에게 계속 혼났다면 개는 배설물을 먹어서 숨기려고 할 겁니다. 올바른 위치에 배변 성공했을 때 칭찬하는 강화교육이 단순 처벌보다 효과적인 이유입니다.

개는 행위에 따른 긍정적인 인과관계만 이해할 수 있다. 자신의 특정 행위에 보호자가 분노하면 그 이유를 추론하지 못하지만, 반대로 특정 행동에 견주가 기뻐하면 그 상황을 이해하고 반복하려고 한다.

식분증, 해결책은?

반려견의 식분증을 해소하려면 보호자가 배설물보다 건전한 간식과 놀이를 제공해야 합니다. 먼저 규칙적인 산책을 해보세요.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산책을 가서 반려견의 야외 배변을 유도하는 겁니다. 야외 배변은 장점이 많습니다. 보호자가 즉시 배변을 치울 수 있고, 간식으로 보상하는 등 식분증 욕구를 통제할 수 있죠.

야외 배변을 유도하면 자연스럽게 식분증이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

또 배변 교육은 반드시 칭찬에 기반해야 합니다. 개의 지능은 3살 아동과 비슷한 수준으로 스스로 잘못을 인지하고 바로잡지는 못하지만 보호자가 칭찬한 자신의 행동을 정확히 반복할 수 있습니다. 보호자가 원하는 위치에 스스로 배변할 때 칭찬한다면 반려견은 배설물을 감추려고 하지 않을 겁니다. 만약 반려견이 이미 처벌로 인한 식분증에 익숙하다면 이를 교정하는데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개를 유심히 관찰하다 배변하자마자 배설물을 치워 식분을 막고 대신 간식이나 놀이 및 산책 등으로 보상해야 합니다.

분리불안에서 비롯한 식분증은 환경개선이 시급합니다. 보호자는 외출 전에 반려견에게 장난감을 최대한 많이 주고 가야 합니다. 더 넓은 공간에 더 많은 간식을 숨겨두는 것도 방법이죠. 외출시간이 길다면 도중에 개에게 산책 혹은 놀이를 제공해줄 펫시터를 고용하거나 개를 맡길 위탁시설을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