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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정비에 집중할 때”… 전기차 시장 커지자 ‘AS 경쟁’

기아의 서비스 협력사 오토큐 남광주서비스점 직원이 전기차를 정비하고 있다. 기아 제공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정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였다. 전기차 시장 초기에 공급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사후관리 서비스(AS)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한국에 양산형 전기차가 보급되기 시작한 건 2014년부터다. 기아 쏘울, BMW i3, 쉐보레 스파크, 르노삼성(현 르노코리아) SM3, 닛산 리프 등 전기차가 출시됐다. 이후 전기차는 매년 빠르게 확산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16만4482대다. 전년(10만402대) 대비 63.8%나 증가했다. 세계 시장에서도 지난해 판매된 자동차 10대 중 1대는 전기차였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22일 “어떤 업종이든 초기에는 공급에 집중하지만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에서는 AS 시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지금 전기차가 이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동안 전기차 정비 인프라는 이 같은 확산세를 쫓아가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AS 역량을 향후 전기차 경쟁의 판도를 가를 핵심 요인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특히 올해부터는 구매 후 3~5년이 지나 정비가 필요한 전기차가 쏟아질 전망이다. 차량 교체 시기가 도래해 중고차 시장에 풀릴 물량이 많은 것도 완성차 업체가 정비 역량을 키우려는 이유다. 중고차 시장에 내놓기 위해선 상품화 과정을 거쳐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자동차 거래 플랫폼 엔카닷컴에 등록된 전기차는 전년 대비 108% 증가했다. 엔카닷컴 관계자는 “아직 전기차가 많지 않아 증가율에 큰 의미를 두긴 어렵다. 하지만 앞으로 중고차 시장에서 전기차 점유율은 빠르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완성차 업체들도 정비 역량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4월 ‘현대 전동차 마스터 인증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전기차 정비 관련 교육 이수자에게 평가를 통해 e-테크니션, e-마스터 등의 자격을 부여한다. 2025년까지 전국 모든 직영 서비스센터와 블루핸즈(현대차 정비거점)에서 전기차 정비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지난해 7월에는 해외에 있는 전기차 정비 인력을 한국에 초청해 워크숍을 열기도 했다. 현대차는 최근 전기차 충전소 브랜드인 ‘이피트(E-Pit)’의 상표권을 출원하면서 ‘전기자동차 정비 및 수리업’으로 등록했다. 이에 대해 전기차 정비 영역을 브랜드화하기 위한 행보로 보는 시각도 있다. 기아는 전기차 정비기술인증제도인 ‘KEVT’를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전기차 정비인력 양성 프로그램인 ‘메르세데스 벤츠 AET’를 운영하고 있다. BMW는 전기차 정비 인력을 키우기 위해 BMW트레이닝 아카데미를 실시하고 있다. 볼보코리아는 전국 공식 서비스센터 엔지니어의 80% 이상을 고전압 시스템 구성품을 수리할 수 있는 전문 인력으로 채웠다. 볼보의 아시아태평양 시장 중 가장 큰 규모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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