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강조”냐 “처벌 위주”냐…중대재해법 1년 엇갈린 평가

27일 시행 1년…“예방에 초점 맞춰 안전교육과 관련 인프라 마련 필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하루 앞둔 지난해1월 26일 인천국제공항 4단계 건설 현장에 안전모와 장갑이 놓여 있다. 국민일보DB

시행 1년이 된 중대재해처벌법을 둘러싸고 안전 강조에 기여했다는 의견과 예방 효과는 미비하다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산업계는 대체로 대형 건설사의 현장을 중심으로 작업중지권을 요구하는 등 안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처벌에 초점을 두면서 재해 예방이라는 법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현장의 안전 체감도는 올라간 분위기다. 건설 현장에서 형틀목수로 일하는 강모(45)씨는 2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급하게 오가다 보면 안전고리를 잊기 쉬운데 현장감독이 꼭 하라고 강조하고 (화재위험 때문에) 나무 대신 고체 연료로 난로를 피우게 됐다”면서 “법 시행 후 현장에서 하도 ‘안전’ ‘안전’하니까 확실히 더 (안전에) 신경을 쓴다”고 전했다.

노동자 단체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 위주이긴 하지만 현장이 위험할 때 작업 중단을 요구하는 작업중지권을 쓸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에서 최근 발표한 ‘2022년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 현황’을 보면 지난해 중대산업재해로 숨진 노동자는 전년보다 39명, 재해 발생 건수는 전년보다 54건이 각각 줄었다.

업종별로 건설업 사고사망자가 341명(328건)으로 가장 많았다. 제조업은 171명(163건), 기타업종은 132명(120건)이었다. 건설업의 경우 50억원 미만 현장에서 226명(66.3%), 50억원 이상 현장에서는 115명(33.7%)이 목숨을 잃었다. 재해 유형으로 보면 추락 268명(41.6%), 끼임 90명(14.0%), 부딪힘 63명(9.7%)이었다.


이와 관련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안전교육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한 내국인 노동자는 “현장에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데 한국어를 잘 몰라서 안전지침 자체가 전달 안 되는 경우가 흔하다”고 안타까워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도 “외국인 노동자 입국 과정에서 안전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지면 좋겠다”고 했다.

경제단체나 경영계는 예방에 초점을 맞춘 법안의 보완을 바랐다. 업계 관계자는 “현장이 안전하려면 기업이 결국 안전설비 등에 투자를 해야 한다. 정부가 안전 전문인력을 양성해 기업들이 관련 인력을 원활하게 확보할 수 있게 하고 안전 인프라에 투자하는 기업에 세제 지원을 확대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처벌 위주로 시행되는 걸 우려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중대재해 발생 시 업체 대표를 처벌하는 데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라면서 “기업이 안전보건을 관리하는 총괄책임자(CSO)를 선임했을 경우 대표이사를 책임주체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부정적이다.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전재희 노동안전보건실장은 “대표를 책임자에서 제외하는 조치는 이 법을 이빨 빠진 호랑이로 만드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재계 관계자는 “땜질식으로 법을 바꾸기보다 불명확한 법 규정이나 정책 보완사항을 신중하게 검토해 중대재해 예방이라는 취지를 잘 살려야 한다”고 했다.

강주화 강창욱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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