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 끊겼다고 경찰차 부른 10대들…부모도 “왜 안 데려다 줘”

기사는 사진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자정이 가까운 시각 길을 잃었다는 고등학생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지만, 결국에는 경찰차를 타고 집에 가기 위한 허위신고였다는 경찰의 글이 온라인상에 게재됐다. 경찰이 이를 거부하자 심지어 학부모가 전화로 항의하며 “민원을 넣겠다”고 으름장까지 놓았다고 한다.

최근 익명의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어젯밤부터 화가 나는 K-고딩썰’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커뮤니티는 회사 이메일로 직장을 증명해야만 가입할 수 있다. 글쓴이의 직장은 경찰청이었다.

글을 쓴 A씨는 “어젯밤 11시 반에 신고가 들어왔는데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다. 저는 미성년자다’라는 신고가 들어왔다”며 “가보니 18살에 머리는 노랗게 물들이고 왼쪽 팔에는 문신이 있는 고등학생 2명이었다”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A씨는 “결국에 막차가 끊겼다며 집에 데려다 달라는 말이었다. 조금 화가 났지만, 차근차근 잘 설명을 했다”며 처음에는 학생들을 타일렀다고 설명했다.

A씨는 학생들 집까지 가려면 차로 40분이 걸리고, 경찰차는 택시가 아니고 신고가 들어오면 출동해야 한다고 설득했다고 한다.

부모님에게 연락하기 위해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요구했으나 거부하며 “저희 미성년자인데 사고 나면 어떡할 거냐. 책임질 거냐”며 막무가내로 굴었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또 화가 났지만 한 번 더 참았다”며 “학생들에게 ‘길이 무서우면 지구대에 있다가 부모님께 연락해서 데리러 와달라고 부탁해라’라고 말했다”고 썼다.

하지만 학생들은 굴하지 않고 오히려 A씨에게 관등성명을 요구하며 적반하장으로 나왔다고 한다. 이에 A씨는 이름을 알려준 뒤 자리를 빠져나왔다.

그러나 정확히 1시간 뒤 그들의 부모로부터 “아이들이 이 시간에 길거리에 돌아다니면 집에 데려다 줘야지 무엇하는 거냐. 장난하는 거냐. 민원을 넣겠다”며 항의 전화가 왔다며 A씨는 답답함을 토로했다.

A씨는 학부모에게 “택시비를 보내든 데리러 오라”며 재차 거절했고 학부모는 욕을 하며 “민원을 넣고 인터넷에도 올리겠다”고 윽박질렀다고 A씨는 덧붙였다.

A씨는 “경찰관이 길바닥에 미성년자를 내버려 두고 간다며 각색한 민원을 넣을 것 같다”며 씁쓸함을 드러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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