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폭탄’ 곳곳서 악!… 2분기 더 큰 폭탄 터진다

난방비 인상 부담은 취약계층에게 더 큰 고통


세종시 집현동 84㎡(25평) 아파트에 가족 2명과 함께 사는 A씨는 최근 12월분 관리비 고지서를 받아들고는 두 눈을 의심했다. 사용량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요금은 14만5000원에서 30만4000원으로 배 이상 급등했기 때문이다. 도시가스·전기요금 인상에 최강 한파로 에너지 수요까지 늘면서 2~3배 급등한 난방비 ‘폭탄’ 피해를 호소하는 가구가 속출하고 있다.

맹추위가 몰아친 1월 요금이 찍히는 2월 고지서에는 더 많은 금액이 찍힐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분기별 전기요금 인상, 지하철·버스 교통요금 인상 등 공공요금 줄인상에다 식료품 가격 상승 등 물가 상승세까지 이어져 서민층 시름은 한층 깊어질 전망이다.

난방비 폭탄은 예고됐던 일이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가스 도매요금은 주택용을 기준으로 네 차례(4·5·7·10월)에 걸쳐 메가줄(MJ·가스 사용 열량 단위)당 5.47원 올랐다. 1년 새 인상률이 42.3%에 달했다.

난방비 인상에는 도시가스 요금에 연동되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가격이 폭등한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LNG 가격은 MMBtu(열량 단위)당 34.24달러로 전년(15.04달러) 대비 128% 올랐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영향으로 글로벌 에너지 수급난이 심화됐고, 환율 상승 여파로 LNG 수입단가가 급등한 것이다. 국내 LNG 수입 물량은 1년 전보다 1% 늘었지만, 같은 기간 수입액은 254억5278만달러(약 31조5000억원)에서 500억2218만달러(약 62조원)로 뛰었다.

정부의 2년 가까운 ‘요금 동결’은 요금 상승 체감도를 한층 높였다. 문재인정부는 2020년 7월 주택용 가스요금을 11.2% 인하한 뒤 지난해 3월까지 이를 동결해왔다. 이후 에너지 수급 문제가 점점 더 심화되고, 환율 급등까지 겹치며 가스공사 미수금 규모가 눈덩이처럼 늘어나자 요금 인상은 피할 수 없게 됐다. 한국가스공사의 지난해 말 기준 미수금(영업적자) 규모는 9조원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앞으로 가스요금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정부는 겨울철 난방비 부담을 감안해 1분기 가스요금을 동결했지만, 2분기부터는 추가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더해 정부는 2026년까지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인상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중장기 대책도 세운 상황이다.

난방비 인상 부담은 취약계층에게 더 큰 고통이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기준 소득 하위 20% 가구의 연료비 지출 비중은 11.8%이었지만, 소득 상위 20%의 지출 비중은 2.0%에 불과했다.
정부는 점진적인 요금 현실화 정책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산업부 관계자는 “사실 지난해 도시가스 인상율(38.4%)로도 충분치 않았다. 배 가까이 더 올렸어야 요금 정상화가 이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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