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세계서 말하라고…이집트서 ‘황금 혀’ 달린 미라 발견

부적 49개도 함께 매장

카이로 대학 고고학 팀이 촬영한 2300여년 전 제작된 미라 관 CT 사진. 128㎝ 신장의 미라와 함께 사후 세계에 대비하기 위한 49개의 부적이 묻혔다. Frontiers in Medicine 홈페이지 캡처

이집트에서 ‘황금으로 된 혀’를 포함해 49개의 부적을 지닌 소년 미라가 발견됐다.

카이로대 사하라 살림 교수가 이끄는 고고학 팀이 2300여년 전 사망한 이집트 소년의 미라를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촬영한 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고 25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이 보도했다.

이 ‘황금 소년’ 미라는 기원전 332년에서 기원전 30년 사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공동묘지 나그 엘-하사이에서 1916년 처음 발굴됐다.

하지만 이후 오랜 기간 조사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로 이집트 국립박물관 지하실에 보관됐다. 내부를 살펴보기 위해 미라를 풀어헤쳤다가 자칫 시신이 훼손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미라에 직접 접촉하지 않고도 내부를 살펴볼 수 있는 CT 스캔 방식이 도입되며 ‘황금 소년’의 모습이 마침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CT 촬영 결과 이 황금 미라는 총 2개의 관으로 둘러싸인 형태로, 안쪽 나무관에는 금박을 입힌 얼굴 무늬가 새겨졌다.

소년의 나이는 사망 당시 14∼15세, 키는 128㎝ 정도로 추정됐다. 작은 코와 좁은 턱, 계란형 얼굴을 가진 아이였다.
카이로 대학 고고학 팀이 촬영한 2300여년 전 제작된 미라 관 CT 사진. 128㎝ 신장의 미라와 함께 사후 세계에 대비하기 위한 49개의 부적이 묻혔다. Frontiers in Medicine 홈페이지 캡처

특히 CT 사진에서는 소년의 입과 가슴 등에서 총 21가지 모양의 다양한 부적 49개가 발견됐다.

대부분 금으로 만들어졌고, 준보석이나 구운 점토, 도자기 등으로 제작한 부적도 있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사후세계로 가려면 위험한 지하세계를 통과해야 한다고 믿었고, 부적을 통해 그 여정을 떠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살림 교수는 소년의 몸에서 발견된 부적의 목적이 “사후세계에서 신체를 보호하고 생명력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이로 대학 연구팀이 촬영한 '황금 혀'. 고대 이집트인들은 사후 세계에서 대화하기 위해 황금 혀가 필요하다고 믿었다. Frontiers in Medicine 홈페이지 캡처

그중 ‘황금 혀’ 부적은 사후세계에서 말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고, ‘이시스 매듭’ 부적은 이시스 여신의 보호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을 풀이했다.

망자의 심장 위치에 놓는 풍뎅이 모양의 황금 장식품 ‘하트 스카라베’를 비롯해 호루스의 눈, 타조 깃털 부적 등도 몸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이 밖에도 소년의 발에는 관을 떠나는 데 도움을 주는 의미로 하얀 샌들이 놓여있고, 온몸은 이집트인들이 신성시했던 양치식물로 휘감겨 있다.

소년의 신원과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치아 상태와 미라의 기술 수준, 부적들에 비춰 사회적 지위가 높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CNN은 전했다.

이 미라는 현재 이집트 박물관에서 CT 이미지들과 함께 전시되고 있다.

김은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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