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장차관 일부 3000만원 이상 주식 백지신탁 미이행”

경실련서 지목된 여가부·통일부 장차관 주식
“직무관련성 없어 신탁 의무 면제됐다” 해명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회원들이 26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윤석열 정부의 장·차관 주식백지신탁 의무 이행 실태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직 장‧차관 일부가 3000만원어치 넘게 보유한 주식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정부 장‧차관 41명 가운데 3000만원 이상 가치의 주식을 신고한 공직자는 16명이다. 그중 44%가 공직자윤리법에서 대통령령에 의해 지정된 금액의 하한가액 이상을 보유한 것으로 경실련의 지목을 받았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6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정부의 장·차관 주식백지신탁 의무 이행 실태를 공개했다. 주식 매각·백지신탁 신고를 하지 않아 경실련에서 지목을 받은 고위공직자는 여성가족부의 이기순 차관(18억2000만원)과 김현숙 장관(9억9000만원), 조용만 문화체육관광부 차관(4억5000만원), 이종섭 국방부 장관(1억6000만원), 권영세 통일부 장관(9000만원),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5000만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7000만원)이다.

공직자윤리법은 대통령령으로 지정된 금액인 3000만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공직자는 소정의 기간 이내에 해당 주식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당한 사유 없이 해당 주식을 매각‧백지신탁하지 않고 보유하면 1년 이하의 징역, 혹은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다만 직무관련성이 없는 주식에 한해 그 의무를 면제받을 수 있다.

경실련은 3000만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장‧차관들이 인사혁신처의 직무관련성 평가에서 면제를 받았는지, 이 경우 구체적 심사 내용이 무엇인지를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경실련은 “직무관련성 심사 정보를 인사혁신처가 공개하지 않는 상태에서 주식에 대한 심사가 이뤄졌는지, 제대로 된 심사가 이뤄졌는지 알 수 없다”며 “이는 고위공직자에 대한 사회적 감시를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여성가족부는 경실련의 발표 이후 김 장관과 이 차관의 보유 주식에 대해 “지난해 6월 10일과 7월 5일에 직무관련성 심사를 청구했고, 같은 해 8월 18일 주식백지신탁 심의위원회에서 ‘직무관련성이 없다’는 결정이 나왔다”며 “그 결정을 같은 해 8월 29일 인사혁신처로부터 통보를 받았다. (김 장관과 이 차관의) 보유 주식은 매각이나 백지신탁 대상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통일부도 권 장관의 보유 주식에 대해 “주식백지신탁 심사위원회로부터 보유 주식과 직무 사이에 관련이 없다는 결정을 받아 신탁 의무를 면제 받았다”고 밝혔다.

주식을 매각했거나 백지신탁을 신고한 나머지 9명의 고위공직자 중 권기섭 고용노동부 차관,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 이기일 보건복지부 차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여전히 3000만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무관련성이 없어 매각 의무를 면제받았을 가능성은 있다.

경실련은 앞서 직무관련성 심사 내역과 관련한 정보공개를 인사혁신처에 청구했지만 기각을 당했다. 이에 지난 18일 인사혁신처와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를 상대로 직무관련성 심사 정보 내역 비공개처분에 대한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또 주식백지신탁을 거부한 고위공직자의 징계 현황을 공개하도록 인사혁신처에 요구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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