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는 김에 배달하고 가라는 사장님” [사연뉴스]

단골고객 배달비 아껴주려 알바생에 배달 지시
사장 “주문 들어올 것 같으니 기다려라” 요구도
알바생 “음식 들고 퇴근하고 싶지 않아” 토로

게티이미지뱅크

일과를 마무리하는 퇴근 시간이 기다려지는 건 직장인이나 아르바이트생이나 똑같을 겁니다. 퇴근 때만큼 발걸음이 가벼울 때도 없지요. 특히나 요즘 같은 한파엔 한시라도 일찍 귀가해 따뜻한 저녁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을 텐데요, 한 알바생의 행복한 퇴근길을 방해하는 사장님의 사연이 올라와 온라인 공간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지난 25일 한 커뮤니티에 ‘집 가는 길에 배달하고 가라는 사장님, 이해되시나요?’라는 글이 등장했습니다. 알바생으로 추정되는 작성자 A씨는 “매주 같은 요일, 비슷한 시간대에 음식을 주문하는 단골손님이 계신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A씨에 따르면 해당 손님은 가게에서 도보 5~7분 거리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A씨는 “사장님이 손님의 배달비 3500원을 아껴주고 싶었는지 퇴근길에 제게 가져다드리라고 해 좋은 마음으로 해드렸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사장님의 요청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후로도 당연한 듯 배달을 시키는 사장님의 요구 때문에 퇴근이 늦어지는 경우가 생겼지만, 추가 수당을 챙겨주지도 않았습니다.

A씨는 “한번은 퇴근하려는데 사장님이 저를 붙잡으면서 ‘오늘 그 손님 주문이 들어올 것 같으니 잠시만 기다려보라. 만드는 데 10분이면 된다. 어차피 집 가는 길 아니냐’며 주문을 받았다”고 토로했습니다.


반복되는 사장님의 요구에 거절 의사를 표하자 사장님은 다른 알바생에게 A씨에 대해 험담을 했다고 합니다. 사장님은 “주 1회뿐이고 집 가는 길에 전해주면 되는데 요즘 애들은 시키는 일만 하려 한다”고 말했다는군요. 이에 A씨는 “저를 요즘 흔히 욕하는 MZ세대 취급한다”며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A씨는 “그분(손님) 집에 배달하고 가려면 약간 돌아서 가야 하는 데다 무겁게 음식을 들고 퇴근하고 싶지 않다. 음식이 식을까 봐 빠른 걸음으로 가는 것도 싫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최저시급을 겨우 받으면서 근무 시간에 1분도 쉬지 않는다. 출근도 10~30분씩 일찍 해서 재료를 준비한다”며 “그런데 퇴근 시간 이후에도 시키는 대로 일을 해드려야 하느냐”고 누리꾼들에게 물었습니다. 다들 이 정도 편의를 봐주면서 일을 하는지, 아니면 일을 그만두는 것이 맞는지 조언을 구하며 A씨는 글을 마쳤습니다.

해당 글엔 알바생을 위로하는 내용과 사장님의 태도를 지적하는 댓글이 주를 이뤘습니다. 베스트 댓글엔 “왜 손님 돈 아껴준다고 알바생 시간과 노동력을 착취하느냐” “진정한 MZ가 무엇인지 보여주자, 매일 녹음하고 고용노동부에 제출하자” “이 추운 날 주머니에 손 못 넣고 무거운 것을 들고 가는 게 얼마나 힘들겠나” 등의 댓글이 뽑혔습니다.

“손님 환심 사려고 직원들 반감 사는 사장은 자격 없다” “사장님 마인드가 딱 보인다. 적당히 관두고 옮기시라”는 댓글도 높은 추천 수를 기록했습니다.

사장님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반응도 일부 보였는데요, 한 네티즌은 “(귀가) 반대 방향이 아니라면 퇴근길에 주고 가라는 것까진 이해한다. 너무 칼같이 선 긋고 조금도 손해를 안 보려는 것도 내 스타일은 아니다”고 댓글을 작성해 많은 공감을 얻었습니다.

반대로 A씨를 향해 “그렇게 힘들지 않으면 그 정도는 해주라” “사회생활을 참 못한다”고 지적하는 댓글들은 높은 수의 반대 클릭을 받았습니다.

고객에게만 인정 많으신 사장님과 가벼운 퇴근길을 원하는 알바생의 갈등,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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