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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도서관들, 납품 동네책방에 도서정보 구축 비용 떠넘겨”

전국 111곳 동네책방 공동 성명서 발표… “납품할 때마다 권당 500원 이상 손해”


전국 100여개 동네책방들이 학교도서관에 책을 납품할 때 소요되는 도서정보(MARC·마크) 구축 비용을 서점에 떠넘기는 불공정 관행을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동네책방들은 최근 공동으로 발표한 ‘불공정한 학교도서관 도서정보 구축 및 장비 용역비 책정 관행 개선을 바라는 전국 서점 성명서’에서 “서점에서 학교도서관에 책을 납품할 때 정보 관리를 위한 마크 구축 용역을 함께 제공하는데, 실제로 소요되는 비용보다 훨씬 낮은 용역비를 책정하는 학교가 대부분”이라며 “서점들은 납품 도서 1권당 몇 백원, 평균적으로 책값의 5% 정도의 손해를 감수하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마크(MARC·Machine Readable Cataloging)는 도서의 제목, 저자, 출판사, 출판연도, 가격 등을 표준화된 데이터로 변환하는 작업으로 학교도서관에서 새로운 책을 수서하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일이다. 마크는 도서관 사서가 해야 하는 업무지만 1인 사서 체제로 운영되는 학교도서관의 현실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이 일을 사서가 담당하기 어렵다. 그래서 서점들에서 마크 작업을 진행해 책을 납품하고 있다.

문제는 학교도서관에서 지불하는 마크 비용이 실제 작업비에 현저하게 못 미친다는 점이다. 학교도서관에 납품하는 지역서점은 통상 전문업체에 마크 작업을 맡기는데, 작업비는 한 권당 880~1100원 수준이다. 하지만 실제 학교도서관이 지급하는 마크 비용은 1권당 100원~550원 정도에 불과하다. 일부 학교에서는 1권당 50원에 못 미치는 금액에 계약되는 경우도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21학년도 경기도 내 학교도서관의 권당 마크 작업비 평균 금액은 237원이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해 도 내 학교에 마크 비용 문제와 관련해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시장 단가를 지급하도록 권고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 문제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게 서점인들의 판단이다.

이번 공동 성명서에 참가한 한상수 행복한책방(경기도 일산) 대표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마크 구축 대가 산정 가이드’는 1권당 1000원 정도가 적정 비용이라고 안내하지만, 이를 지키는 학교도서관은 거의 없다”며 “학교에 따라서는 심한 경우 10원부터 많아야 550원 정도까지 책정해 서점 입장에서는 도서 1권당 500원 이상 손해가 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어 “공공도서관의 경우 마크 비용을 별도로 책정하는데, 실제 시장에서 형성된 금액에 근접하게 책정돼 있다”면서 “하지만 학교도서관에서는 마크 비용을 지역서점에 전가하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명서는 “이는 지극히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사례”라며 “지역서점의 수익성을 극도로 악화시켜 정상적으로 서점을 운영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전광역시교육청이 하는 것처럼 마크 작업을 납품 서점에 떠넘기지 말고 전문업체에 별도로 맡기거나, 서점에 마크 작업을 맡길 경우엔 합리적인 비용을 책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공동 성명서에는 서울 이후북스·조은이책, 강원 완벽한날들, 김포 꿈틀책방, 인천 딸기책방, 대전 계룡문고, 충주 책이있는글터, 전주 잘익은언어들, 구미 삼일문고, 진주 진주문고, 제주 노란우산 등 전국 동네서점 111곳이 참여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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