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견 경태’ 후원금 6억 먹튀한 커플…1심서 징역형

1심서 징역형…전 택배기사 김씨 2년, 연인엔 7년 선고
SNS 계정, 후원금 계좌 여자친구가 관리

택배견 경태. 인스타그램 캡처

‘택배견 경태’를 이용해 후원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전직 택배기사와 그의 여자친구가 1심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 민성철 부장판사는 27일 사기와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직 택배기사 김모(34)씨에게 징역 2년을, 그 여자친구 A씨(39)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김씨에게는 사기 피해자들에 대해 약 460만원의 배상 명령도 내렸다.

이들은 후원금을 모아 빚을 갚거나 도박하는 데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원은 SNS를 주로 관리하거나 팔로워와 소통하고 본인의 계좌로 후원금을 입금받은 A씨의 죄가 더 무겁다고 판단했다.

민 부장판사는 “A씨의 사기범행으로 1차 기부금의 경우 피해자가 2306명, 2차 기부금 사기는 1만496명에 이른다”며 “A씨의 범행은 불특정 다수 대상으로 하거나 상당량 반복적으로 범행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들이 반려견의 건강에 대한 우려 또는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으로서 느끼는 공감 등 선한 감정을 이용해 본인들의 경제적 이익을 취하려 했기 때문에 범행 수법이 매우 불량하고 범행 동기 또한 매우 불순하다”며 “총 피해 규모가 6억원을 초과할 정도로 매우 크고 피해액은 거의 대부분이 회복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택배견 경태. 인스타그램 캡처

이들은 반려견 경태와 태희의 심장병 치료비가 필요하다며 신고 없이 거액의 후원금을 모으고, SNS 계정을 팔로우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 갚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후원금의 총액과 사용처를 공개하지 않아 논란을 빚다가 자신이 운영하던 SNS 계정을 닫았다. 경찰은 국민신문고 진정을 통해 사건을 접수 후 김씨에게 출석조사를 요구했으나 김씨는 연락이 두절됐다.

이들의 행방을 추적하던 수사팀은 지난해 10월 4일 경북 대구에서 도주 6개월 만에 두 사람을 검거했다. 이들은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와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횡령금 6억1000만원 대부분이 A씨 통장으로 넘어간 것을 확인, A씨를 주범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해오다 지난해 10월 이들을 검찰에 넘겼다. 이후 검찰은 김씨를 불구속 기소, A씨를 구속 기소했다.

인스타그램 캡처

김씨는 2020년 택배 차량 조수석에 경태를 태운 사진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유명세를 탔고, 이후 민간 동물보호소에 머물던 태희를 입양하며 ‘경태희아부지’란 별명을 얻었다. CJ대한통운은 경태를 ‘명예 택배기사’로 임명하기도 했다.

현재 경태와 태희는 국내의 한 동물보호단체가 보호 중이며, 이 중 한 마리는 최근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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