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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준 사건’ 피해자 정보 팔아넘긴 공무원, 징역5년

민간인 개인정보 1101건 흥신소에 팔아
그 중 이석준 피해자 거주지 정보도 포함돼
이석준, 정보 사들인 뒤 피해자 찾아가 범행

국민일보DB

불법 취득한 민간인의 개인정보를 흥신소에 팔아 부당이득을 취한 전직 구청 공무원에게 징역 5년형이 확정됐다. 이 공무원이 유출한 정보는 이른바 ‘이석준 사건’으로 불리는 잔혹한 보복 살해 사건의 주요 빌미로 활용된 사실이 드러났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개인정보보호법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전 수원 권선구청 공무원 박모(42)씨의 상고를 전날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박씨는 2020년부터 2년여 동안 주소와 차량 정보 등 민간인 개인정보 1101건을 흥신소에 넘기고 그 대가로 약 4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그는 권선구청에서 불법 노점 단속과 건설기계조종사면허 발급 업무를 담당했다. 수원시는 불법 노점 단속 업무를 하는 박씨에게 자동차 관련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했다. 박씨는 또 수원시가 건설기계조종사 면허 발급 업무를 위해 부여한 건설기계시스템의 사용 권한 등을 가지고 있었다.

자동차시스템의 개인정보 규모는 2329만7080명, 건설기계시스템은 160만4044명이다. 민원신청 대상이 아니라도 차량번호나 성명, 주민등록번호 조합으로 모든 국민의 개인정보를 조회할 수 있다. 박씨는 이 권한을 행사해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조회하고 흥신소에 넘겼다.

박씨가 팔아넘긴 민간인 개인정보 중에는 이석준의 범행 피해자 거주지 정보도 있었다. 박씨가 피해자 정보를 흥신소에 넘기고 받은 돈은 2만원이었다.

이석준은 2021년 12월 10일 신변 보호받고 있던 여성의 거주지 정보를 박씨 거래처인 흥신소로부터 50만원을 주고 알아냈다. 그는 이렇게 알아낸 정보로 여성의 집에 찾아가 집에 있던 여성의 어머니를 흉기로 살해하고 남동생에게 중상을 입혔다.

검찰은 지난해 1월 박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당시 검찰 관계자는 “박씨를 검거한 뒤 여죄 수사 과정에서 다른 흥신소 업자를 수사하던 중 경찰과 (박씨를) 공동 추적 중인 사실을 인지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씨 검거 뒤 그가 유출한 개인정보에 이석준 사건의 피해자 집 주소도 포함돼 있었다는 게 확인된 것이다. 피해자 집 주소는 흥신소 3곳을 거쳐 이석준에게 전달된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지난해 5월 1심에서 징역 5년과 벌금 8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 형량은 항소심과 상고심에서도 그대로 유지됐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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