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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수학여행 따라온 학부모들, 미치겠어요”

수학여행 지도한 초등교사 사연
“버스 뒤에서 학부모 차 따라와”
“같은 숙소 다른 방 예약하기도”

제주도 한라산을 방문한 여행객들의 모습. 본 기사와 관련 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2박 3일간 제주도로 떠난 수학여행에 학부모들이 따라왔다는 초등교사의 사연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작성자는 학부모들이 관광지와 숙소 등 수학여행의 모든 방문지를 따라다녔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지난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요새 2박 3일 수학여행 분위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정말 미치겠다. 제주도로 2박 3일 수학여행 왔는데 세상에… 여기까지 따라오신 부모님이 6명이나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제일 마지막 반이라 늦게 출발했는데 버스 뒤를 보니 부모님들 차가 따라오고 있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학부모들의 동행은 관광지뿐만 아니라 식당, 숙소까지도 계속됐다. A씨는 학부모들이 단순히 동행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며 구체적 사례도 소개했다.

그는 “식당에서 아이가 흑돼지 못 먹으니 소고기 주면 된다며 도시락을 주는 분이 있었다”며 “같은 숙소에 다른 방 예약해서 밤에 혹시나 무슨 일 있나 여행객인척 어슬렁거리는 학부모도 봤다”고 했다. 또 “숙소 주차장에서 주무시거나 자기 애는 사람 많은 데서 옷을 갈아입지 못하니 본인 방으로 보내주시라는 분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초등교사 A씨가 수학여행 당시 학부모들과 주고받은 통화, 문자 메시지 내역.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A씨는 학부모들과 주고받은 통화, 문자 메시지 내역을 캡처한 사진도 함께 올렸다. A씨가 올린 사진을 보면 저녁식사가 끝난 뒤 학생들의 자유시간으로 추정되는 오후 7시부터 8시 사이에 부재중 전화와 메시지가 와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다소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사연 속 학부모들의 행동을 비판한 이들은 “저 정도면 ‘홈스쿨링’ 하는 게 맞다” “부모가 동행하지 않은 아이들이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 “평생 아이를 따라다닐 거냐” “단체생활을 통해 스스로 통제하고 부딪히는 법도 가르쳐야 한다” 등의 의견을 내비쳤다.

소수지만 사연 속 학부모들을 옹호하는 견해도 있었다. 일부 누리꾼은 “부모들도 그러고 싶어서 그러겠나, 세상이 하도 험악해서 그런 것” “어머니의 사랑 아니겠나”라며 이해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에선 자녀의 수학여행이나 현장체험학습에 학부모가 동행했다는 이야기를 종종 찾아볼 수 있다. 경기지역 한 맘카페에는 지난달 “학부모회 소속 어머니들과 함께 딸 아이의 초등학교 졸업여행에 다녀왔다”는 글이 올라왔다.

A씨 글에도 한 누리꾼이 초등교사인 친구의 사연을 소개하며 “롯데월드에 현장학습을 갔는데 아이 엄마들이 우르르 따라왔다고 했다. (놀이기구를) 타고 싶지 않다고 해 태우지 않았는데, 우리 아이를 왜 소외시키냐고 항의했다고 하더라”고 적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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