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청담동 술자리’ 가짜뉴스 논란 더탐사, 하루에 2100만원 벌었다


‘가짜뉴스’의 해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높지만, 근절은 요원한 상황이다.

가짜뉴스가 ‘돈이 되는 현실’ 앞에 ‘백약이 무효’이기 때문이다.

허위 사실이나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토대로 자극적인 영상을 제작하고, 이를 통해 극단적 지지자들로부터 단기간에 큰 수익을 얻는 것이 가짜뉴스 세계에선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다.

실제 일부 유튜버들은 가짜뉴스를 자극적으로 포장해 하루 만에 많게는 수천만원 대의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이 같은 ‘비즈니스 모델’은 보수·진보 등 유튜버의 정치 이념 성향을 가리지 않고 성행하고 있다.


더탐사, 하루에만 슈퍼챗으로 2100만원 수익

유튜브 관련 통계 사이트인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사실처럼 보도했던 유튜브 채널 ‘시민언론 더탐사’(더탐사)는 지난해 12월 7일 하루 동안 슈퍼챗으로만 약 21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영상 조회수·광고 수입 등을 제외한 슈퍼챗으로만 거둔 수입이다. 슈퍼챗은 유튜브의 콘텐츠 구매 플랫폼으로, 라이브 영상을 시청하는 시청자가 일정 금액을 지불해 유튜버를 직접 후원하는 기능을 의미한다.

더탐사는 이날 2건의 영상을 연이어 올렸다.

영상 제목은 ‘[긴급속보] 더탐사 압수수색 시도’와 ‘[탐사보도] 첼리스트 드디어 입 열었다. 더탐사 압수수색 후 또 달라진 진술’이었다.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더탐사는 한 영상을 통해 평균 약 180만원의 슈퍼챗 수입을 거뒀다.

이에 비해 더탐사가 지난해 12월 7일, 2편의 영상으로 2100만원을 벌어들인 것을 기계적으로 계산하면, 한 편당 1050만원을 받은 셈이다.

이는 더탐사의 일반적인 영상과 비교할 때, 5.8배 높은 수익이다.

‘[긴급속보] 더탐사 압수수색 시도’ 영상은 더탐사의 한동훈 법무부 장관 주거침입 사건을 수사 중이었던 경찰이 지난해 12월 7일 더탐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방송한 것이다.

‘[탐사보도] 첼리스트 드디어 입 열었다. 더탐사 압수수색 후 또 달라진 진술’ 영상은 ‘청담동 술자리 의혹’의 최초 발언자인 첼리스트 A씨를 더탐사가 접촉한 후 의혹 제기를 이어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은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24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 도중 처음으로 제기했다.

더탐사는 ‘청담동 술자리 의혹’ 관련 영상을 올렸고, 이는 수익 증대로 이어졌다.

더탐사 측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정확한 수익에 대해) 따로 집계는 하지 않아서 모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청담동 술자리 의혹’ 영상과 관련해 수익 증대한 것과 관련해서는 “탄압받는 더탐사에 힘을 보탤 수 있는 방법으로 슈퍼챗을 통해서 연대감을 표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7월 19일 자정을 넘긴 시간까지 서울 청담동 술집에서 대형 로펌 변호사 수십 명, 이세창 전 자유총연맹 총재 권한대행 등과 함께 술을 마셨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청담동 술자리 의혹’ 최초 발언자인 첼리스트 A씨는 지난해 11월 말 경찰 조사에서 이 같은 내용이 거짓말이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청담동 술자리 의혹’에 등장하는 이 전 권한대행과 술집 밴드마스터 등에 대한 통신영장을 발부받아 위치정보를 분석한 결과, 술자리가 있었다는 시간대에 이들이 해당 술집에 없었다는 점을 확인했다.

특히 첼리스트 A씨가 경찰에서 “거짓말이었다”고 진술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 김의겸 의원은 지난해 11월 24일 “윤 대통령 등 관련된 분들에게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물러서는 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청담동 술자리 의혹’이 가짜뉴스로 판명되고 있던 지난해 12월 7일에도 더탐사는 첼리스트 A씨 관련 영상을 통해 추가 의혹 제기를 이어간 것이다.


가세연, 지난해 슈퍼챗으로만 2억5029만원 수익

슈퍼챗을 통한 수익 창출은 보수·진보 유튜브 채널 구분이 없다.

일부 보수 유튜버들은 2020년 4·15 총선이 QR코드 전산 조작과 투표 조작으로 치러진 선거라고 주장하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확산시켰다.

극우 성향으로 평가받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는 4·15 총선 직후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선거 무효소송 청구 명목으로 유튜브 구독자들을 대상으로 후원금을 모았다.

가세연은 2020년 4월 페이스북 공지를 통해 “재검표 수개표 공탁금이 5000만원일 경우, 40개 선거구라면 20억원이 된다. 최소 24억원 이상이 예상된다”며 후원금을 모금했다.

다만 가세연 측은 정확한 모금 액수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가세연 측 관계자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액수를 알려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사안에 대해 경찰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가세연 운영진 등을 수사하고 있다.

4·15 총선 부정선거 주장에 대해 사법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대법원은 지난해 7월 28일 제21대 총선 과정에 부정선거가 없었다는 취지로 민경욱 전 의원이 인천 연수구 선거관리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국회의원 선거무효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들 유튜버는 ‘가짜뉴스’ 확산 외에도 각종 혐오 조장 콘텐츠로도 수익을 거두고 있다.

참여연대는 지난해 11월 내놓은 ‘유튜브 혐오콘텐츠 수익 현황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혐오·차별 콘텐츠규제 현황을 중심으로’라는 보고서에서 가세연을 혐오 조장 콘텐츠로 수익을 거두는 유튜버 사례로 소개했다.

이 보고서는 “일부 유튜버는 여성혐오와 무분별한 의혹 제기, 가짜뉴스 등의 콘텐츠로 실시간 방송을 진행하며 슈퍼챗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유튜브 사용자 다수가 혐오콘텐츠에 노출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더탐사와 가세연 모두 지난해 유튜브 슈퍼챗으로만 2억5000만원이 넘는 수익을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26일 기준으로 더탐사는 지난해 슈퍼챗으로 2억6339만원을 벌었다.

가세연의 지난해 슈퍼챗 수입도 2억5029만원에 달했다.

이들 유튜버들은 슈퍼챗 외에도 영상 조회수, 광고 수입, 계좌를 통해 받는 후원금 등으로 높은 수준의 수익을 거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보수성향 정치 유튜브 제작자는 “거짓말을 한 번 하면 돈을 쓸어 담을 수 있는 셈”이라며 “자극적인 얘기들이 심해질수록 수익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난다”고 고백했다.

이 제작자는 그러면서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목적이었다면, 문제제기를 꾸준히 하고 추가 취재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팔로업을 해줬을 것”이라며 “지금 일부 정치 유튜버들은 전혀 그런 모습이 안 보인다”고 말했다.


주식시장도 흔드는 ‘가짜뉴스’

가짜뉴스를 의도적으로 생산·유통해 주식시장을 흔들었다는 의혹의 사건도 있다.

지난 11일 ‘NHK 서울지국’이란 제목의 속칭 ‘받은 글’ 형태로 북한 영변 핵시설 폐기물 보관소 붕괴사고가 발생했다는 내용이 퍼졌다.

사실이었다면 경천동지할 뉴스였지만, 가짜뉴스로 드러났다.

이 ‘받은 글’과 관련해 주가 조작세력이 특정 주식을 띄우기 위해 해당 ‘받은 글’을 만들어 유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 그 ‘받은 글’이 돈 뒤 방사선 피폭 때 먹는 요오드 관련 업체와 방호복 생산 업체의 주가가 뛴 것으로 알려졌다.

가짜뉴스가 돌았던 지난 11일, 요오드 관련 일부 업체들의 주식이 전날 대비 4% 이상 상승하기도 했다.


“수익성이 있기 때문에 가짜뉴스 생산”

전문가들은 가짜뉴스 생산이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이 됐다고 분석했다.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가짜뉴스 생산자들은 공신력 있는 매체로 인정받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결국 수익성이 있기 때문에 가짜뉴스를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도 “유튜브 등 개인 미디어의 경우 비즈니스적인 차원에서 선정적이고 검증되지 않은 자극적인 가짜뉴스가 많이 나온다”며 “강한 발언을 할수록 경제적 보상이 같이 올라간다”고 분석했다.

가짜뉴스 생산자와 플랫폼·정치권이 사실상 공생 관계를 형성해 근본적인 구조 개선이 어렵다는 비판도 나온다.

유튜버는 가짜뉴스로 돈을 벌고, 플랫폼은 유튜버의 수익을 공유하고, 정치권은 가짜뉴스를 전략적으로 이용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 같은 공생 관계로 인해 제대로 된 제재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여야가 가짜뉴스를 부추기는 것까지는 아니겠지만 흐름에 편승한 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 교수도 “이해당사자들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며 “가짜뉴스 방지를 위한 논의를 시작하기도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당팀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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