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병 1인당 공간, 日자위대 절반…30년된 수통 여전

인권위, 육군·해병대 훈련소 조사결과
인당 수용면적 4.3㎡…자위대는 10.0㎡
칸막이 없는 소변기·재래식 화장실 개선 권고

육군 장병이 쌓인 눈을 치우다가 수통에 든 물을 마시고 있다. 뉴시스

국가인권위원회는 육군훈련소와 해병대교육훈련단을 방문 조사한 결과 생활 공간이 과밀하고 수통은 재사용되고 있으며, 여전히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는 등 환경이 열악했다고 30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두 훈련소의 생활실은 여전히 침상형이고 인당 수용면적은 2층 침대 기준 4.3㎡에 그쳤다. 국방부 시설기준인 인당 수용면적 6.3㎡에 못 미치는 면적이며 주한미군(인당 10.1㎡·2003년 기준), 일본 자위대(인당 10.0㎡·1991년 기준)와 비교하면 절반도 되지 않는다.

육군훈련소의 경우 생활 필수시설인 온수·난방 보일러 등 고정설비를 25년 이상 사용했는데도 교체 주기(30년)를 이유로 한 번도 교체하지 않아 기능이 저하됐다고 인권위는 지적했다.

육군훈련소 훈련장 화장실은 재래식이어서 훈련병이 사용을 꺼릴 만큼 비위생적이었다. 해병대교육훈련단은 화장실의 일부 소변기를 칸막이 없는 개방 형태로 여러 명이 함께 사용해 사생활이 전혀 보장되지 않았다.

개인 장구인 수통은 육군·해병대 훈련소에서 모두 입영 시 임시로 지급한 후 퇴소 시 일괄 회수해 재사용하고 있었다. 수통 대다수가 비위생적이고 오래됐는데도 교체하지 않은 채 계속 사용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인권위는 “국방부의 2019년 피복 만족도 조사 결과 현역 장병의 만족도가 가장 낮은 보급품은 수통이었다”면서 “30년 이상 교체하지 않은 채 계속 사용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방문조사한 육군 신병훈련소 모습. 인권위 제공

육군훈련소에는 혹서기·우천 상황에서 이용할 전천후 실내 교육장도 없었다.

육군훈련소 훈련병이 일과 후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통신수단인 공중전화는 생활관 복도에 칸막이 없이 개방형으로 배치돼 있었다.

해병대 고충 처리 안내문에는 ‘부당한 대우 등을 받았을 경우 지휘계통에 따라 건의할 수 있고 군 외부에 해결을 요청해서는 안 된다’고 쓰여있었다.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현저히 불편·불리한 상태에 있다고 판단되면 군 외부에 해결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한 국방부 부대 관리훈령의 취지와 목적에 어긋난 것이다.

인권위는 육군참모총장과 해병대사령관에게 훈련병 생활실을 국방부 시설기준에 따라 1인당 수용면적 10㎡ 이상으로 생활 공간을 확보하라고 권고했다.

또 훈련병 생활관의 생활 필수시설 교체 주기는 사용 빈도를 고려한 노후도가 반영되도록 훈령 규정을 보완하고, 입영 시 수통을 개별 지급하라고 했다.

육군 참모총장에게는 훈련장의 비위생적 재래식 화장실을 개선하고, 야외 훈련 시 식사·휴식이 가능한 전천후 교육장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사생활의 비밀과 통신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도록 개방형 공중전화 시설도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해병대사령관에게는 추가로 훈련병의 진정권 보장을 위해 해병대 고충 처리 규정을 개정하고 해병대교육훈련단의 개방형 소변기를 칸막이 형태로 개선하라고 권고했다.

이번 방문 조사는 지난해 7월 인권위 군 인권보호관이 출범한 뒤 첫 방문 조사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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