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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는 내쫓더니…” 치매 할머니 업어준 경찰 ‘역풍’

부산 경찰이 지난 26일 공식 페이스북에 길 잃은 할머니를 업고 이동하는 한 경찰관의 모습을 공개했다. 부산경찰 페이스북 캡처

부산 경찰이 길 잃은 치매 할머니를 보호자에게 무사히 인계했다면서 경찰관이 할머니를 업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가 뒤늦게 역풍을 맞았다. 최근 부산 한 지구대에서 추위를 피해 찾아온 70대 할머니를 내쫓은 사실이 알려져 여론이 싸늘해진 탓이다.

31일 온라인에 따르면 부산 경찰은 지난 26일 페이스북 페이지 ‘부산경찰’에 경찰관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백발의 할머니를 업은 채 아파트 단지를 걸어가는 사진 두 장을 공개했다.

부산 경찰은 사진에 대해 “설날 당일 아흔이 다 된 연세의 할머니가 두꺼운 외투도 걸치지 않은 채 나오셨다가 길을 잃었다. 넘어지셨는지 타박상도 있었다”며 “출동 경찰관은 119구급대원에 요청해 응급조치한 후 이전 신고내역으로 거주지를 확인, 보호자에게 안전히 인계해 드렸다”고 밝혔다.

부산 경찰이 지난 26일 공식 페이스북에 길 잃은 할머니를 업고 이동하는 한 경찰관의 모습을 공개했다. 부산경찰 페이스북 캡처

이어 “추운 날씨에 피를 흘리고 계셔서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지만, 단순 타박상을 응급조치한 후 따뜻한 집으로 신속히 모셨기에 건강 상태에 큰 이상은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문 등 사전등록제도를 홍보하는 말을 덧붙였다.

평소라면 찬사가 쏟아졌을 미담이지만, 네티즌 반응은 냉랭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이미지 세탁 티 난다” “정말 어이없는 연출쇼 잘봤다” “SNS에서만 한없이 다정한 경찰” “누군 내쫓더니 지금 분위기에 이런 걸 올리냐”는 등 부정적 댓글이 쏟아졌다.

지난해 12월 14일 추위를 피해 부산 동부경찰서 소속의 한 지구대를 찾은 노인을 내쫓는 경찰. MBN 보도화면 캡처

이 같은 비판이 쇄도한 건 지난달 14일 부산의 한 지구대에서 벌어진 사건 때문이다. 해당 지구대 경찰관들은 당시 부산역에서 마지막 기차를 놓치고 추위를 피해 찾아온 70대 할머니 A씨를 40여분 만에 쫓아냈다. 경찰들은 A씨의 팔을 잡고 강제로 일으켜 세워 밖으로 끌어냈고, 다시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을 걸어 잠그기까지 했다.

당시 상황이 담긴 파출소 내부 CCTV 영상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부산 경찰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당시 지구대 근무자들은 A씨가 직원들에게 무례한 말을 해 밖으로 내보냈다는 입장이지만 A씨는 “노숙인도 아니니 친절하게 대해 달라”는 취지의 말을 했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관할 경찰서인 부산동부경찰서는 지난 28일 경찰서장 명의의 사과문을 냈다.

A씨는 해당 경찰관들을 고소했으며 부산경찰청은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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