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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2000억 넘는데 1000억 기념관 짓겠다는 구미시”

구미 YMCA, “민생 외면하고 과거로 회귀하는 숭모관 건립 계획 철회해야”

구미 YMCA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진정으로 추모하려면, 그 정신을 본받아야지 동상을 세우고 유물을 전시하고 숭모관을 거대하게 짓는다고 시민들의 삶이 나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 구미 YMCA 제공

경북 구미시가 사업비 1000억원을 들여 박정희 대통령 추모공간을 건립하겠다고 발표하자 구미 YMCA가 숭모관 건립계획을 철회하고 민생과 지역경제 회복에 에너지를 모으라고 비판했다.

구미 YMCA는 31일 성명을 내고 “방문객이 늘지 않는 이유는 이러한 시설이 순수한 추모의 공간이 아니라 정치적 이유로 추진되기 때문”이라며 “새로운 시장이 당선될 때 마다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인 경제개발과 민생안정 등에 매진하지 않고 오로지 기념관, 동상, 숭모관 건립 등 눈에 보이는 치적을 쌓기 위해 몰두하는 이유를 시민들은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박정희 전 대통령을 진정으로 추모하려면, 그 정신을 본받아야지 동상을 세우고 유물을 전시하고 숭모관을 거대하게 짓는다고 시민들의 삶이 나아지지 않는다”며 “김장호 시장은 숭모관 건립계획을 철회하고 구미시민들의 민생과 지역경제회복에 힘 쓰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다음은 구미 YMCA의 성명서 전문이다.

<구미시가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를 위한 공간을 또 마련한다며 혈세 1000억원을 퍼붓겠다고 발표했다. 이미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으로 기리기 위해 159억원을 들여 지난 2021년 9월 생가 주변 6164㎡에 ‘박정희대통령 역사자료관’을 개관한지 2년 만에 또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사업에 열을 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구미시는 생가에 있는 추모관이 협소하고 비탈길에 위치하고 있어 방문객들이 불편하고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위치를 변경하겠다는 것인데 소가 웃을 일이다. 생가는 숭모관보다 더 높은 곳에 위치해 있는데 생가로 향하는 오르막길 때문에 생가를 옮길 것인가?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생가를 함께 방문하기 때문에 오가는 길에 숭모관을 들리는 것은 오히려 동선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숭모관을 새로 짓기 위해 구미시가 내세운 근거가 빈약한 이유는 또 있다. 현재 숭모관의 돔 영상관, 모션 클릭 모니터 등 그 당시 최신식 기술을 활용한 전시실은 컨텐츠의 변화가 없거나 고장으로 인해 다른 전시물로 대체되고 그 또한 몇 년 째 변화가 없으니 재방문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 수밖에 없다. 오르막길이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전시 컨텐츠의 변화가 더 중요하다.

아무리 새로운 시설을 지어도 방문객이 늘지 않는 이유는 이러한 곳이 순수한 추모의 공간이 아니라 정치적 이유로 추진되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장이 당선될 때 마다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인 경제개발과 민생안정 등에 매진하지 않고 오로지 기념관, 동상, 숭모관 건립 등 눈에 보이는 치적을 쌓기 위해 몰두하는 이유를 시민들은 알고 있다.

코로나 시기를 지나 최근 가스비, 기름값, 전기세 등이 줄줄이 인상되면서 서민들의 삶은 힘들어지고 있다. 이웃 포항시는 인구 50만명이 붕괴되었으며 구미시 또한 40만명 아래로 언제 추락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기업은 수도권으로 해외로 자리를 옮겨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는데 새롭게 당선된 구미시장 또한 과거 시장들과 다름없이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사업에만 혈안이 되어 있으니 시민들의 궁핍해지는 삶은 언제 나아질지 답답하기만 하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진정으로 추모하려면, 그 정신을 본받아야지 동상을 세우고 유물을 전시하고 숭모관을 거대하게 짓는다고 시민들의 삶이 나아지지 않는다. 김장호 시장은 숭모관 건립계획을 철회하고 구미시민들의 민생과 지역경제회복에 더한 힘을 쓰길 바란다.>

구미=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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