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상 ‘쌍방’ 대리조문… 김성태 측근 “이재명, 고맙다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0일 오전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19년과 2020년 각각 모친상을 치렀는데 각자의 측근들이 대리 조문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김 전 회장 측근은 당시 조문을 한 뒤 김 전 회장과 통화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고맙다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김 전 회장과 모르는 사이라는 입장이지만, 수사와 관련 재판에서 다른 진술들이 나오면서 검찰은 두 사람의 관련성을 확인하고 있다.

전 쌍방울 비서실장 A씨는 31일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신진우) 심리로 열린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9년 5월 경기도지사 비서실장이 김성태 회장 모친상에 조문을 왔다”고 진술했다.

A씨의 이날 진술 등에 따르면 당시 이재명 경기지사 비서실장 B씨는 김 전 회장과 친분이 없는 사이로 경기도를 대표해 장례식장을 찾았다.

8개월간 도피 끝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지난 1월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공동취재

A씨는 “B씨가 어떤 이유로 조문을 온 것이냐”는 검찰 신문에 “세부 내용은 모르고 김성태 회장이 B씨를 안내해 달라고 지시해서 10분 정도 얘기를 나누고 모셨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당시 조의금은 B씨가 본인 명의로 냈으며, 이 지사가 보낸 조의금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 당국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김 전 회장이 2020년 3월 이 대표의 모친상에 측근인 방용철 부회장(구속 기소)을 조문 보냈다는 관계자들의 진술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 부회장은 조문을 마친 뒤 김 전 회장과 통화에서 “이 지사가 고맙다고 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측근을 보낸 이유에 대해 자신이 직접 조문을 가면 위험할까봐 측근을 대신 보낸 것이란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와 김 전 회장은 애초 서로 모르는 사이라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서로 모친상에 대리 조문을 한 사실이 드러난 만큼 검찰은 관련 진술을 토대로 양측의 관련성을 확인할 방침이다.

김 전 회장이 최근 검찰 조사에서 “2019년 1월 중국에서 북한 측 인사와 함께한 자리에서 이화영 부지사가 이 대표와 통화 중 나를 바꿔줬다”며 통화한 사실을 인정한 점도 이 대표 측에 불리한 대목이다. 김 전 회장은 당시 이 대표가 “고맙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김 전 회장이 이 대표의 2018년 공직선거법(허위사실 공표) 위반 사건을 맡은 이태형 변호사와 가진 2019년 12월 술자리에서도 그를 통해 이 대표와 통화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이 변호사는 쌍방울로부터 이 대표의 변호사비를 대신 받았다고 의심받는 인물이다.

이 변호사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당시 술자리가 있었는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이 대표와 김 전 회장의 전화를 연결시켜줬다는 일각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