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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횡단척수염, 코로나 백신과 인과성 높다”

의학한림원 추가 평가…급성파종성뇌척수염 현재로선 인과성 판단 어려워

길랭-바레증후군, 밀러휘셔증후군 “근거 부족”

연합뉴스

코로나19백신 접종 후 발생한 이상반응인 ‘급성횡단척수염’은 백신 종류와 상관없이 인과성이 높다는 의학학술단체의 판단이 나왔다. 향후 질병관리청이 인과성을 인정한 이상반응에 포함할 지 주목된다.

급성 횡단척수염은 척추뼈 속에 있는 척수(신경세포)에 염증이 생겨 감각 이상이나 운동 저하, 특정 부위 마비가 일어나는 질환이다.

말초신경성 마비 질환인 길랭-바레증후군(GBS)과 밀러휘셔증후군(MFS)은 코로나 백신 접종과의 인과성 근거가 부족한 것으로 평가됐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원장 왕규창)은 지난 31일 코로나백신 접종 후 발생한 길랭-바레증후군, 밀러휘셔증후군, 급성횡단척수염, 급성파종성뇌척수염 등 4가지 이상반응에 대한 과학적 인과성 평가 2차 포럼을 열고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1일 밝혔다. 의학한림원은 질병청 위탁으로 지난해 9월 코로나19백신안전성연구센터를 발족하고 이상반응의 과학적 인과성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의학한림원은 지난해 코로나백신 접종과 4가지 이상반응의 역학적 관련성을 살펴봤으나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해 이번에 추가 연구를 진행했다.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정재훈 교수와 이대서울병원 신경과 김지은 교수는 ‘임상시험 모사(模寫) 방법’을 통한 가상의 임상시험을 진행해 백신 접종군(2021년 4~9월 접종자)과 대조군(과거 5년내 GBS와 MFS 진료 이력 있는 자 중 접종 경력 없는 자)간 발생률을 비교 분석했다.

연구결과 GBS와 MFS는 비접종군 대비 접종군, 접종 후 대조기간 대비 위험기간의 발생률 증가가 관찰되지 않았다. 다만, 영국 미국 등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등 바이러스 전달체(벡터) 백신에서의 발생률 증가가 다수 보고됐으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기전적 증거도 일부 제시돼 최소한 벡터 백신에 대해 인과성을 인정할 수 있는 근거로 선호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결론적으로 길랭-바레증후군과 밀러휘셔증후군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은 발생 위험이 관측됐으며 기존 문헌고찰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현재까지 인과성을 인정하기 위한 근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화여대 융합보건학부 최남경 교수와 한림의대 김유환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코로나백신 접종자(2021년 2∼12월 1차 접종자)를 대상으로 자기-대조 환자군 연구(Self-Controlled Case Series design)를 진행해 대조 구간 대비 위험구간에서의 질환 발생 위험을 분석했다.

그 결과 급성횡단척수염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발생 위험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존문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코로나백신과 인과관계가 있음을 수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됐고 이는 백신 종류를 한정하지 않고 모두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중추신경성 질환인 급성파종성뇌척수염의 경우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위험 발생 증가가 관찰됐으나,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질환으로 연구 대상(총 13건)이 매우 적으며 기존문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현재로선 인과성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화여대 예방의학교실 박혜숙 교수는 2021년 2월 26일부터 지난해 12월 31일까지 이뤄진 코로나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모니터링 현황을 발표했다.
해당기간 이상반응 신고는 총 48만1873건으로 접종자(1억3000만여건)의 0.4%였으며 접종 10만 건당 신고율은 358.7건이었다(남자 260.7건, 여자 455.0건).
지난해 10월부터 접종이 시작된 ‘2가 백신’의 이상 사례 신고율은 10만 건당 35.3건으로 단가 백신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했고 청소년 및 청장년 신고율이 다소 높으나 연령대별 큰 차이는 없었다.

특별 관심 이상사례(AESI)는 모든 증상에서 기존 단가 백신의 신고율 대비 감소했으며 특히 혈전(피떡)을 형성하는 ‘혈액응고장애’ 신고율은 기존 대비 20분의 1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다(0.38건→0.02건).
다만, 호흡곤란 이상반응 신고율은 약 2.4배(1.1건→2.6건), 가려움은 3배(0.7건→2.4건) 이상 증가해 향후 지속적 관찰이 필요하다고 박 교수는 덧붙였다.

코로나19백신안전성연구센터 박병주 센터장은 “이번 연구에서 지난번 판단을 보류했던 급성횡단척수염은 코로나백신 접종과의 인과성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코로나백신 접종 후 현재까지 이상반응으로 인해 고통받는 분들의 아픔과 답답함에 대해 깊이 공감하며, 특히 사망자와 가족들에게 마음 속 깊은 위로를 드린다”고 전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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