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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극단적 팬덤정치…“정치인 추종하는 문화·편향된 정보 의존 때문”


극단적 팬덤정치는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은 ‘절대 선’이고, 생각이 다른 정치인들은 적으로 몰아세운다.

이런 병폐로 인해 극단적 팬덤정치는 대화와 타협을 가로막는 거대한 장애물이 된다. 한국 정치의 발전을 위해 극단적 팬덤정치의 폐해를 극복해야 하는 이유다.

정치학 교수들은 극단적 팬덤정치의 발생 이유와 관련해 복합적인 원인들의 결과물로 인식했다.

정치학 교수들은 또 극단적 팬덤정치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정치인들이 극단적인 지지자들을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이용하지 않는 자정 노력을 제시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일 “극단적 팬덤정치 출현에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인물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정치문화와 SNS 등 뉴미디어의 발전, 그리고 양극화된 정치환경이 맞물리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각 지지집단이 편향된 정보에 대해 더욱 의존하면서, 자기들이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확증편향의 세계가 확대됐다”면서 “이제는 자기 생각만 옳고, 상대의 얘기는 전혀 들으려 하지 않다 보니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에 이르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또 “우리나라에서는 특정 정치인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정치 문화가 퇴행적이고 극단적인 팬덤정치의 원인이 되어 왔다”면서 “요즘은 맹목적으로 따르는 강도와 배타성은 강해지는 반면, 그 주기는 오히려 짧아지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 “상대방을 존중하는 정치문화가 깔려 있다면 팬덤 문화가 건전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지금의 정치 팬덤은 서로를 배제하고 전혀 인정하지 않으니 그것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6월 18일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이재명과 위로걸음, 같이 걸을까' 만남에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에서는 ‘3김(김대중·김영삼·김종필) 시대’에서부터 지나치게 인물 중심의 정치가 펼쳐졌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를 거치면서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와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 등과 같은 보다 극단적이고 새로운 형태의 정치 팬덤이 등장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이때부터 ‘친노(친노무현)냐 비노(비노무현)냐’, ‘친박(친박근혜)이냐 진박(진짜 친박)이냐 비박(비박근혜)이냐’ 하는 등의 계파 갈등으로 이어져 나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정치를 ‘사람 중심’으로 바라보다 보니 ‘정치 인격화’ 현상이 발생하고, 지지자들이 정치인을 감성적으로 바라보게 됐다”며 “이것이 정치인들을 향해 적이나 동지로만 보는 이분법적 구도로 발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로 인해 생각이 다른 정치인들을 협상의 대상이 아닌 타도의 대상으로 규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그러면서 “유권자의 입장에서 정치나 정치인은 이용할 수 있는 대상이어야 하는데, 정치 팬덤에게는 정치인이 추종의 대상이 되어버리니 그 기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극단적 팬덤정치의 원인은 제왕적 대통령제가 필연적으로 야기하는 정치 양극화 때문”이라며 “정치인들이 자신이 속한 집단 내에서 주류가 되고 싶어하기 때문에 더 극단적 주장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 3월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하고 있다. 뉴시스

전문가들은 정치인과 극단적 지지자들이 팬덤정치의 폐해를 자각해 자정하는 노력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해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임성학 서울시립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정치인과 정당의 태도가 제일 중요하다”면서 “정치인 스스로 팬덤을 통해 정치적 동력을 얻으려는 것을 자제하고, 정당의 지도부도 그런 팬덤을 추구하는 정치인을 자제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팬덤정치가 SNS와 같은 정보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증폭된 것인데, 폐해가 있다고 해서 이를 없앨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 “결국은 정당이라는 정치 기구가 나름의 필터링을 통해 팬덤과 정치인 모두를 자제하도록 하는 매커니즘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팬덤정치의 폐해를 극복하려면 인물 중심의 정치가 아닌 이념과 정책, 정당의 미래와 비전을 중심으로 상호 경쟁하는 정치 문화를 찾는 것이 급선무”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결국 해법은 개헌밖에 없다”면서 “분권형 대통령제로 바꿔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고, 중대선거구제 도입과 비례대표 제도를 확대해 보다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가 정치권에 반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당팀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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