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훈·허재 도움 고마워”…‘거인증 투병’ 김영희 별세

1984년 LA올림픽 여자농구 은메달리스트…이후 36년간 말단비대증 등 투병

전 농구선수 김영희.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 영상 캡처

거인병·거인증 등으로 불리는 ‘말단비대증’으로 투병해 온 LA올림픽 여자농구 은메달의 주역 김영희(60)씨가 별세했다.

2일 스포츠계 등에 따르면 김영희씨는 지난달 31일 세상을 떠났다. 숭의여고 출신인 그는 키 2m가 넘는 최장신 센터로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198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는 은메달 쾌거를 이룬 주역으로 활약했다. 그 공로로 이후 체육훈장 백마장과 맹호장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실업농구 한국화장품에서 뛰던 중 1987년 11월 말단비대증 판정을 받고 운동을 그만뒀다. 말단비대증은 성장호르몬의 과잉 분비로 신체와 장기 등이 커지는 병이다. 이후 김씨는 뇌종양, 저혈당 및 갑상샘 질환, 장폐색 등 합병증으로 오래 투병했다.

앞서 김씨는 2021년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에 출연해 근황을 전한 바 있다. 당시 그는 2개월 동안 입원 치료를 받았다면서 “장기가 커지는 병이기 때문에 예전에 수술했던 자리에 피가 많이 고여 있었다. 너무 힘든 고비를 병원 안에서 넘겼다”고 말했다.

전 농구선수 김영희.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 영상 캡처

농구계 인사들이 병원비 등에 도움을 줬다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후배 농구 선수 서장훈과 과거 대표팀에서 함께 운동했던 허재 감독이 응원차 돈을 보내줬다. 정말 마음이 따뜻하다. 고맙더라”면서 “너무나 커서 많은 사람에게 부담을 드리는 게 죄송하지만 저를 기억해주시는 분들께 감사하다”고 얘기했다.

이후 해당 영상이 화제를 모으면서 문화체육관광부는 같은 해 12월 김씨에게 특별보조금 1000만원을 지원했다. 지난해 6월에는 가수 임영웅의 팬클럽 ‘영웅시대’ 회원들이 김씨에게 성금 1000만원을 전달하기도 했다. 당시 김씨는 “임영웅의 노래가 투병생활에 큰 활력소가 되고 있다”며 고마워했다.

1일 충북 청주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와 부천 하나원큐 경기 시작에 앞서 고인을 기리는 추모 묵념이 진행됐다.

고인의 발인은 4일 오전 8시30분 부천 다니엘 장례식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 빈소는 별도로 차려지지 않았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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