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놈들 사기꾼 맞네” 전국 빌라왕 6개 조직 잡았다

경찰, 전세사기 전국 특별단속 결과 발표
총 618건 1941명 검거
올 7월까지 2차 단속 방침


전국에서 활동한 이른바 ‘빌라왕’ 조직 6개의 실체가 드러났다. 이들은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전국에서 6100여채를 사들였지만 서민들의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는 못했다. 경찰은 이들이 애초에 보증금을 돌려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보고 형법상 ‘사기’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청은 지난해 7월부터 6개월 동안 전세사기 전국 특별단속을 벌인 결과 총 618건에 대해 1941명을 검거(168명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특히 전국적으로 6100여채를 보유한 빌라왕 조직 6개와 관련해 범행을 기획한 컨설팅업자와 임대인 등 14명을 구속하고 가담자 350여명을 검거했다.

이번에 존재가 드러난 6개 빌라왕 조직은 컨설팅업자 등이 ‘바지’ 임대인 명의로 대규모로 주택을 사들인 뒤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등 비슷한 수법을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3493채를 매입해 70억여원으로 가로챈 ‘빌라의 신’ 일당, 이른바 ‘천빌라’로 불린 임대사업자 김모씨를 관리한 컨설팅업자 신모씨 일당 등이 포함됐다. 경찰은 향후 추가 수사를 통해 6개 조직 간의 관계 등을 밝혀낼 계획이다.

경찰 수사 결과 전세사기 피해는 대부분 서민층에 집중됐다. 경찰에서 확인된 피해자는 2일 기준 1207명, 피해금액은 2335억원에 달한다. 대부분 사회 경험이 적은 20, 30대 청년층의 피해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 1인당 피해 금액은 1억~2억원으로 다세대주택(빌라)이 주로 피해를 입었다.

그동안 수사기관은 무분별한 갭투자로 인한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고에 형법상 사기 혐의가 적용되기 어렵다고 보고 미온적으로 대처해 왔다. 공인중개사, 분양대행사, 임대인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상황에서 개별적으로 수사하기에는 현실적 한계가 큰 측면도 있었다.

하지만 국민일보 보도로 ‘세 모녀 전세투기단’(2021년 5월 10일자 1면 보도)의 존재가 드러나면서 전세사기 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다시 환기됐다. 두 딸 명의로 수도권에서 500여채가 넘는 주택을 사들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뿔뿔이 흩어져 있던 피해자들도 적극적으로 피해 사실을 알렸다.

경찰도 의지를 갖고 악성 임대인인 세 모녀의 조직적 사기 혐의를 입증했다. 검찰은 세 모녀와 공모한 분양업체를 찾아내 역시 사기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분양업체와의 공모가 확인된 첫 번째 사례였다.

이후 정부는 대대적으로 전세사기 단속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7월 20일 “전세사기와 같은 민생을 위협하는 범죄는 강력한 수사를 통해 일벌백계하겠다”고 밝히자 경찰은 특별수사본부를 꾸려 수사에 착수했다. 대검찰청도 전세사기 범죄의 심각성을 경고하며 전국 검찰청에 ‘원칙적 구속 수사’ 등 엄정 대응 방침을 내렸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전세사기를 반드시 뿌리 뽑겠다는 각오로 특별단속을 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특별단속 기간을 6개월 연장해 오는 7월까지 ‘전세사기 2차 전국 특별단속’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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