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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사원 안돼!” 대구 대현동 주민들 돼지수육파티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축 예정지 주변 주민들이 2일 사원 건축에 반대하는 의미로 돼지고기수육과 소고기국밥을 나눠 먹고 있다. 독자 제공

점심시간대인 낮 12시30분 대구 북구 복현동 주택가 골목. 테이블 10여개에 돼지고기수육와 소고기국밥이 올라왔다. 주민과 방문객 등 수십명이 식사를 했고 음식을 기다리는 줄도 생겼다. 이날 주민들은 100인분 정도의 음식을 준비했다. 이날 잔치는 평범한 동네잔치는 아니다. 동네에 들어설 이슬람사원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마련한 항의성 행사다.

주민들은 이전에도 이슬람사원 건축에 반대하며 돼지머리와 족발을 집 앞에 내어놓고 돼지고기 바비큐 파티를 열기도 했다. 이슬람 문화에서는 돼지고기를 먹는 것을 죄악으로 여긴다. 소고기도 이슬람 방식으로 도축한 경우만 먹는다. 이날 수육파티도 이슬람사원 건축 반대 연장선상에 있다.

이에 앞서 오전 11시30분쯤에는 북구청 앞에서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립 반대 측 주민들이 최근 북구가 제시한 이슬람사원 인근 주택 매입안에 대해 입장도 밝혔다. 대현동 주민들이 주축이 된 ‘이슬람사원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북구의 이슬람 사원 인접 부지 매입 관련 의견 수렴이라는 공문을 받았는데 주민들을 내쫓겠다는 일방적인 통보와 다름없다”며 거절 의사를 밝혔다.

앞서 북구는 무슬림 측에 사원 이전 가능 대체부지 2곳을 제안했지만 무슬림 측이 이 조건을 거부했다. 북구는 역할 부재, 뒤늦은 중재 등으로 일을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갈등이 길어지면서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까지 사태파악에 나섰지만 여전히 답보상태다.

갈등의 골이 최고조에 이른 것은 지난 9월이다. 무슬림 측이 이슬람사원 건축 공사를 막은 북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최종 승소하면서 대응 방안이 사라진 주민들이 돼지고기 항의를 시작했다. 북구는 공사 소음 등 주민들의 민원이 많이 발생한다며 지난해 2월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

북구는 주민, 무슬림 측과 계속 대화를 해나갈 방침이지만 양 측의 입장차가 확고해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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